WTO "韓, 950억 보복관세 받을 수 있어"… 美 자극할 즉각시행 여부는 미지수

강한결 / 기사승인 : 2019-02-10 18: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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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세계무역기구(WTO)가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WTO는 2016년 분쟁에서 패소하고도 한국산 세탁기에 관세를 철회하지 않은 미국에게 한국이 연 950억원 가량의 보복관세 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8일 WTO는 한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간 8481만달러(953억원)의 양허정지를 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관세양허란 다자간협상을 통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관세로서, 가맹국간에 관세를 일정 세율 이상으로 올리지 않겠다는 국제적·국가간의 약속을 말한다. 따라서 특정 품목을 양허하게 되면 관세를 양허세율 이상으로 운용할 수 없게 된다.



미국과 한국의 세탁기 분쟁  [사진= 연합뉴스]
미국과 한국의 세탁기 분쟁 [사진= 연합뉴스]


양허정지는 낮추거나 없앤 관세를 다시 부과하는 것이다. WTO는 수입국이 판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수출국이 피해를 본 만큼 수입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한다.


앞서 미국은 2013년 2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한 세탁기에 각각 9.29%, 13.02%의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미국이 반덤핑 협정에서 금지한 관세부과 방식인 '제로잉'으로 덤핑 마진(관세율)을 부풀렸다고 보고 2013년 8월 WTO에 제소했다.


국제무역에서 덤핑은 수출국의 생산자나 수입업자가 자국내에서 통상적으로 거래되는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수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덤핑마진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액을 말하며 수출국의 정상가격에서 수출가격을 빼서 계산한다.


'제로잉(zeroing)'은 덤핑 마진을 계산할 때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은 경우는 그 차이를 그대로 인정하지만,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높은 경우 마이너스로 계산하지 않고 '0'으로 처리해 덤핑 마진을 부풀리는 것을 일컫는다.


'제로잉'은 미국이 사용하는 덤핑계산 방식으로, '마이너스 덤핑'인 경우에도 '0'으로 계산하면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가 불리해진다. 이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나라들이 WTO에 제소했다.


앞서 2016년 9월 미국은 한국과의 세탁기 관세 분쟁에서 최종 패소했지만 판정 이행 기간인 2017년 12월 26일까지 관세를 철회하지 않았다. 이에 한국은 지난해 1월 미국을 상대로 7억 1100만달러(7990억원)의 양허정지를 하겠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 측의 양허정지 신청 금액이 과하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WTO 중재재판부는 양측의 입장을 조율한 뒤 최종금액을 산정했다. 이날 중재재판부가 판정한 금액은 애초 한국 정부가 주장한 금액의 11.9% 수준이다.


재판부는 향후 미국이 문제 된 반덤핑 조사기법을 수정하지 않고 세탁기 외 다른 한국산 수출품에 적용할 경우, 수출 규모와 관세율 등에 따라 추가로 양허를 정지할 수 있는 근거를 인정했다.


하지만 한국이 미국에 바로 보복관세를 물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자동차와 같은 다른 제품에 관세를 부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섣불리 보복관세를 물린다면 한미관계에도 이상기류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WTO는 세탁기 분쟁에서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과연 한국이 향후 이번 WTO 판정 내용을 미국산 물품에 대해 물릴 수 있을지, 아니면 이를 지렛대로 삼아 한국산 수출품에 대해 미국내 무역장벽을 완화하는 방책을 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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