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이필원 기자]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지속되고 있는 흐름이다. 이와 함께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지난 1월 전월세 거래건수는 1만7802건으로 지난해 1월(1만4140건)보다 26%, 전월(1만4676건)보다는 21% 증가했다.
전월세 거래 가운데 전세 거래량은 1만3017건으로 지난해 1월과 전월보다 각각 31.1%, 20.5% 증가했다. 반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6040건으로 1년 만에 60%나 급감했다. 전체 거래의 75%를 전월세가 차지한 셈이다.
![서울 강동구 아파트 전경 [사진= 연합뉴스]](/news/data/20190222/p179565866303790_996.jpg)
전문가들은 공급물량의 증가와 가격하락으로 특히 전세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부동산114는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을 5만2341가구로 예상하고 있다. 2008년(5만6186건) 이후 10여년 만에 최대 공급량이다.
지속적으로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12%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전주 대비 0.22% 떨어졌고 17주째 하락세가 이어졌다. 다음주까지 전세 가격이 떨어질 경우 작년 2월부터 6월까지의 18주 연속 하락 기록과 동률이 된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신규 입주 및 등록 임대주택 누적으로 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세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면서 "입주율도 점차 하락하고 있어서 세입자 우위 시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가격 하락이 매매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여부도 주목된다. 감정원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중위 가격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59.9%를 기록했다. 2017년 70%를 웃돌았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50%대로 떨어진 것은 2013년 3월 59.9% 이후 처음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요자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입 시기를 뒤로 미루는 분위기"라며 "거래 위축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연구원은 "수도권 일부 지역의 전세가격 하락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역전세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며 "역전세가 발생할 경우 전세보증금 마련을 위해 집주인들이 내놓는 급매물이 늘어날 수 있어 매매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