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유지훈 기자] 마블링(marbling)은 고기의 근육 사이사이에 쌓인 지방층으로, 고기를 연하게 하고 육즙 등을 풍부하게 하기 때문에 쇠고기의 등급 지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쇠고기 육질기준 전체 5등급 중 가장 높은 1++(투플러스 1등급)에 마블링도 함께 표시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등급 쇠고기의 표시사항에 근내지방도(마블링)를 함께 표시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소·돼지 식육의 표시방법 및 부위 구분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11일 행정예고 한다고 밝혔다.
![[출처= 식품의약품 안전처]](/news/data/20190912/p179565979100409_261.png)
이번 개정안은 소비자가 쇠고기 등급과 지방 함량을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식육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한편, 식육판매업 등 영업자가 준수해야 하는 쇠고기 등급표시 대상부위와 표시방법을 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에 개정되는 주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최상급인 1++ 등급 쇠고기에 등급과 함께 근내지방도를 병행 표시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쇠고기의 등급 표시대상 부위를 변경하는 내용이다.
우선,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1++ 등급 쇠고기의 경우, 앞으로는 축산물등급판정확인서에 표기된 근내지방도(7, 8, 또는 9)를 등급과 함께 표시하도록 기준이 신설된다.
소고기 등급제도는 1993년 한우에 대해 1·2·3등급을 처음 도입한 후 1997년 1+등급, 2004년 1++등급을 추가해 현재 5개 등급(1++, 1+, 1, 2, 3)으로 구분돼 있다.
이번에 마블링이 1++등급에 추가됨에 따라 개정안이 시행되면 등급은 1++(7), 1++(8), 1++(9), 1+, 1, 2, 3 등급처럼 7가지 표시로 늘어난다.
현재 쇠고기 근내지방도에 따른 지방함량은 7(16∼17%), 8(17∼19%), 9(19%이상)이다. 하지만 오는 12월 1일부터 새로운 쇠고기 등급기준이 시행되면 마블링 7의 기준이 15.6~17%로 바뀐다.
![[출처= 식품의약품 안전처]](/news/data/20190912/p179565979100409_150.png)
현행 근내지방도(마블링) 기준은 9, 8, 7++, 7+, 70, 6, 5++, 5+, 50, 4, 3, 2. 1의 13단계로 구분하고 있고, 이중 9, 8은 1++등급 쇠고기로, 7++, 7+, 70, 6은 1+등급 쇠고기로 분류하고 있다.
그런데 등급기준 개정으로 근내지방도가 9, 8, 7, 6, 5, 4, 3, 2, 1의 9단계로 단순화되면서, 기존 7+와 7++는 7로 개편하고, 70와 5++는 기존의 6에 통합된다. 기존의 5+와 50는 5로 합친다.
또, 새롭게 조정되는 마블링 7(기존의 7+, 7++)은 1+등급 쇠고기에서 1++등급 쇠고기로 올라가고, 기존의 마블링 5++는 기존의 70, 6과 합치면서 6에 통합됨에 따라, 1등급에서 1+등급 쇠고기로 상승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근내지방도가 15.6%(기존 7+)만 넘어도 1++등급 쇠고기로 분류된다. 1+등급 쇠고기 기준도 현재 지방함량 13%(기존 6)이상에서 12.3%(기존 5++) 이상으로 하향 조정된다.
정부의 이번 행정예고에는 최근 쇠고기를 그대로 구워먹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구이용 쇠고기 중심으로 등급 표시를 확대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그동안 찜·탕·구이용 등을 대상으로 등급표시를 적용해 왔으나, 앞으로는 구이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부위 중심으로 등급표시를 하도록 변경한다는 내용이다.
![[출처= 식품의약품 안전처]](/news/data/20190912/p179565979100409_144.png)
이에 따라 안심, 등심, 채끝, 양지, 갈비의 5가지로 지정돼 있던 대분할 부위명칭에 설도와 앞다리 2개가 추가되고, 안심살, 윗등심살, 살치살, 채끝살, 차돌박이, 갈비살, 제비추리 등의 소분할 부위명칭에도 설도의 보섭살과 삼각살, 앞다리의 부채살 등 3개 명칭이 더해진다.
설도는 소의 뒷다리 중 넓적다리 앞쪽과 위쪽에 붙어있는 궁둥이의 살코기이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소비자가 요구하는 관심 정보를 표시사항을 통해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쇠고기 등급제도는 그동안 소비단계에서 적정한 거래지표를 제시하고, 식육에 대한 세분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마블링 위주의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면서 한우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받았고, 과도한 육류 지방 소비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마블링을 늘리기 위해서는 고기 지방 함량을 높여 한다. 이를 위해 농가들은 소를 살찌우고자 곡물 사료를 더 많이 먹여야 했고, 이로 인해 생산비도 덩달아 상승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기름진 부위보다 마블링이 없는 고기를 선호하는 등 소비자 입맛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들을 고려해 결국 올해 12월부터 새 등급제도가 시행된다. (농식품부 고시인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 개정)
새로운 등급기준은 쇠고기 마블링 기준을 일부 낮춰 소비자 기호 변화를 반영하고 출하 월령 단축 등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두었다.
이날 행정예고한 1++등급에 마블링을 표기하는 일부고시 개정안도 새로운 등급제도 시행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보완 조치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