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화학적 융합·과제 산적 숙제 많아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12-16 10: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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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기대와 우려 속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
구조조정 등 노사 갈등, 외화 부채 가중 등 과적 산제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세계 10위권의 메가 캐리어 탄생을 예고하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양사간 합병 이후에도 화학적인 융합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과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분석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16일 항공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 신주 약 1억3158만주(지분율 63.9%)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인수 대금은 총 1조5000억원(기지급 선급금 7000억원)에 달한다.  
 

▲ 대한항공이 4년만에 아시아나 항공 인수를 마무리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월 29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위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을 받아냈고, 가장 큰 걸림돌이던 미국 법무부(DOJ)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면서 양사의 합병은 최종승인됐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시한 이후 4년여 만에 사실상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 체제로 운영하고, 오는 2027년 ‘통합 대한항공’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면 세계 10위권 대형 항공사로 자리매김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의 합병을 통해 노선 통합, 운영 효율화,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항공기 구매, 정비, 공항 슬롯 확보 등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감을 모은다.

또한 두 항공사의 노선 네트워크를 통합해 고객들에게 더욱 다양하고 편리한 여행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만큼 녹록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사의 상이한 기업 문화, 시스템, 노선 네트워크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전한다. 

두 회사의 시스템과 업무 방식을 통합하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오랜 기간 각자의 방식으로 운영되어 온 만큼, 조직 문화 충돌과 업무 효율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같은 직급일 경우 대한항공 조종사의 연차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보다 높아 대한항공 조종사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통합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인력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면서 노사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되면서 각 LCC 통합 절차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한항공 계열 진에어를 중심으로 아시아나 계열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이 흡수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는 최근까지도 EC에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을 불허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합병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무엇보다 항공기 리스 등에 달러를 써야 하는 항공업계로선 내년 외화부채에 따른 부담이 가중될 처지이다. 재계는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항고업계의 재무 건전성은 물론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순외화 부채는 33억 달러(약 4조 739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변동할때마다 약 33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대한항공 등 항공사는 항공유를 달러로 구입하고, 항공기 정비용 부품도 달러 결제한다. 국내 항공사로서는 환율이 오르면 해외 여행을 꺼리는 풍조도 부담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인수한 아시아나항공의 빚도 갚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남은 빚은 2조 5억원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은행 차입금 1조400억원을 조기에 상환할 방침이다. 그러고도 아시아나의 잔여 차입금은 1조 4000여억 원에 이른다.

한편 메가경제는 대한항공 측에 통합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양사 인력 갈등과 고객 불편 해소 방안에 대한 질의를 전달했지만, 이날 현재까지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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