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안 마련했으나 전공의 반발에 무산" 의료계 끝내 집단휴진 강행...정부 '업무개시명령' 발동

이승선 / 기사승인 : 2020-08-26 10: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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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이승선 기자] 의료계가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 당일 새벽까지 정부와 벌인 막판 4대 의료정책의 철회 요구 협상에서 잠정적인 합의대안을 이끌어냈지만, 결국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은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예고했던 집단휴진에 들어갔다.

 

의협이 주도하는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에는 전공의, 전임의, 개원의 등 의사 전 직역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26일 무기한 집단휴진(파업)에 나선 수도권 전공의와 전임의들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발동했고, 의협은 업무개시 명령을 '악법'으로 규정하면서 무기한 총파업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 전공의 총파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스튜디오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파업 관련 입장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최대집 의협회장은 전날 저녁부터 이날 새벽까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과 비공식 대화를 나누며 막판 협의를 했지만 끝내 결렬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전 8시 의료계 파업 관련 브리핑에서 지난 24일 국무총리-의협 간담회 이후 진행된 복지부 장관-의협 협의 내용 등을 자세히 소개하며 '합의문'을 공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25일 새벽까지 이어진 양측의 대화에서 보건복지부는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 될 때까지 중단하고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한의사협회와 협의하기로 했다.

 

복건복지부가 의대정원 확대 방안과 관련한 입장을 기존의 '정책 유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책 중단'을 명시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의협과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의대 증원정책추진을 중단한다는 합의에 이르렀다. 하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 전공의들이 반발해 무산됐다.

대전협은 "대의원총회 결과 정책 철회 없이는 파업을 중단할 수 없다"며 "의협과 복지부가 마련한 합의문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따를 것이다"라고 반발했다. 이같은 전공의 반발에 의협 역시 합의문에 대한 동의를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중엽 서울대병원 전공의협회장은 "업무개시명령 등 모든 가능성을 생각하더라도, 대충 타협할 수 없다고 생각해, 파업은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병원 앞 1인시위 하는 의대생.[사진= 연합뉴스]


정부는 집단휴진이 시작된 26일 "의협과 대전협이 입장을 번복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결정을 했다"면서 유감을 표했다.

 

복지부는 "엄중한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수차례에 걸쳐 양보와 대화를 위한 노력을 했지만, 의협과 대전협은 정책의 철회 또는 원점 재검토만을 주장하다 결국 합의된 내용을 번복하는 등 진정성과 책임성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정부는 오늘 오전 8시 기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 전임의를 대상으로 즉시 환자 진료 업무에 복귀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특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개시명령 등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며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촌각을 다투는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진료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의사협회의 집단휴진과 관련해 긴급 정부대응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코로나19가 수도권을 비롯해 곳곳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현 상황에서 '진료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내린 강경 조처다.

 

정부는 그간 의료계 집단 휴진을 둘러싸고 정부는 의료계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의료법 제59조(지도와 명령)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폐업해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으면 의료인 및 기관 개설자에게 업무 개시 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면허정지 처분이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의료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처분을 받으면 의료인 결격 사유로 인정돼 면허까지 취소될 수 있다.

 

복지부는 이날 수도권 수련병원의 응급실과 중환자실부터 현장 조사를 통해 근무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후 수련병원의 수술·분만·투석실을 시작으로 수도권의 응급·중환자실, 비수도권의 수술·분만·투석실 등 필수 진료 부문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개별적으로 업무개시 명령을 발령할 계획이다.

의대생들의 국가시험에 대해서도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취소 의사를 다시 물은 뒤 응시 취소 처리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또 "집단 휴진하는 의원급 의료기관 역시 참여율이 10%를 넘어 진료에 차질이 발생한다고 각 지자체에서 판단하면 해당 보건소에서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다"며 "집단행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 행위에는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향후 의료기관 휴진율을 분석해서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대상 의료기관을 확정할 계획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전공의 수련기관 200곳 중 163곳의 응답을 기준으로 전공의 휴진율은 58.3%(현원 1만277명 중 5천995명 휴진), 전임의 휴진율은 6.1%(현원 2천639명 중 162명 휴진)다

 

한편, 의협과 정부의 합의가 전공의를 대표하는 대전협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최대집 의협 회장은 정면 반박했다.

 

최 회장은 2차 총파업 첫날인 26일 온라인으로 열린 의협 궐기대회에서 "일부 언론과 정부에서 말하는 '정부 제안문'은 의협과 정부가 함께 제시한 '합의문'이 아니며, 협상 과정에서 정부 측에서 먼저 제안한 내용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제안을 받아들이기 전에 무기한 총파업 중인 전공의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부에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정부 제안에 대해 대전협이 내부 대의원 회의를 거쳐 "정부가 결국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걸로 보여 파업을 지속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자 의협도 해당 제안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의료계가 4대 의료정책인,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육성 등 철회를 요구하면서 집단휴진을 예고하자 이달 5일부터 의협, 대전협과 총 6차례 실무면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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