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래스카 LNG' 천문학적 투자 압박...한국 경제 파장은

이동훈 / 기사승인 : 2025-03-06 12: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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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비용·낮은 수익성, 엑손모빌 등 메이저도 '외면' 전력
타국 돈 LNG 개발, 사업 '중단' 우려도..조선 등 상쇄 전략 필요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미국이 한국에 ‘수조 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투자를 압박하고 나서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알래스카의 풍부한 천연가스를 한국, 일본 등에 판매하겠다는 구상이지만, 막대한 투자 비용과 낮은 수익성 탓에 엑손모빌 등 에너지 기업들조차 등을 돌린 사업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예고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 참여를 환영한다고 선언했다.  

 

▲ 냉매를 이용해 땅속을 얼리는 ‘열사이폰’이 설치된 알래스카 송유관 지지대 모습. [사진=픽사베이]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행정부는 알래스카에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거대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며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수조달러씩 투자하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소식통은 “우리 정부가 한국과 미국, 양국 간의 무역수지 차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방안과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최근 미국과 관련 실무 협의체를 구성했다.

 

한국은 현재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하면서 문제 삼고 있는 한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무역 적자와 관련,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려 무역흑자액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국 정부는 한국의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또는 개발 참여 옵션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최종 확정 단계는 아닌 상황이다. 만일 현실화 될 경우 향후 트럼프 정부의 미 해군력 증강 방향과 맞물려 한국의 조선산업과 협력 강화를 협상책으로 적극 제시해 상쇄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발 앞서 대국민 치적 홍보에 활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이 제시하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최북단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남쪽으로 운송, 액화해 아시아 시장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미국은 한국, 일본 등이 ‘수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고 리스크의 사업이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우선 비용문제다. 가스관 건설에만 107억 달러, 전체 프로젝트에는 440억 달러(약 65조 원) 등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이 필요하다. 극한 기후의 알래스카에서 1300km에 달하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것은 그 자체로 막대한 도전이다.


천연가스는 탐사 및 개발 그리고 선박 건조, 운송 등 전체적인 벨류 체인(Value Chain)이 동시에 진행돼야 하는 프로젝트이다.

천연가스 개발, 수송은 보통 LNG로 변형해 이루어진다. 추출된 천연가스를 액화하는 이유는 부피가 크고 보관 및 이동이 어려운 가스를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해상수송하기 위해서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수조 원 이상이 투입되고 투자 회수에 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으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사업 수익성은 더욱 악화된 상황이다. 엑손모빌 등 대형 에너지 기업들이 발을 뺀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맥킨지는 이 프로젝트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낮은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평가한 상태다. 

이런 이유로 해당 사업은 1970년대 처음 논의된 이래 경제성,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이 수차례 중단됐다. 한국가스공사도 트럼프 1기 시절인 2017년에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회사(AGDC)와 업무협약(MOU)을 맺었지만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한국, 일본의 자금으로 계륵 같은 알래스카 LNG를 개발하고, 안정적인 판매처까지 확보하겠다는 속셈”이라고 지적한다. 게다가 장기간 투자와 개발을 요하기에 미국의 정권이 교체된다면 개발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 기업들도 메가경제와의 통화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상황을 주시 중이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A사 관계자는 “투자 비용 등 리스크를 감안할 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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