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이재명 지지율에 취한 민주당, '지각 출발' 국민의힘에 덜미 잡히나

박성태 기자 / 기사승인 : 2026-05-21 14: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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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부국장
선거판의 민심은 종종 물리적 법칙을 거스른다. 이재명 대통령의 탄탄한 국정 지지율과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 이 두 가지 거시적 지표만 놓고 보면 이번 6·3 지방선거 초반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는 것이 정해진 수순처럼 보였다. 민주당은 이 일방적인 구도 속에서 일찌감치 지역별 후보를 확정 짓고 여유롭게 선거판을 다져왔다. 반면 국민의힘은 뒤늦게 전열을 가다듬으며 쫓기듯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누가 봐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그러나 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오른 지금, 현장의 기류는 철저히 예측을 빗겨가고 있다. 지각 출발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생각보다 매서운 선전을 펼치며, 절대 우위를 자신하던 민주당 후보들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나선 것이다. 초반 판세 분석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승패를 알 수 없는 '박빙'의 격전지가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완벽한 준비와 압도적 지지율을 등에 업은 민주당은 왜 허둥지둥 등판한 국민의힘에게 추격을 허용하고 있는 것일까.

그 기저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완벽한 조건'이 잉태한 오만과 방심이 자리 잡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은 후보들에게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었지만, 동시에 '공천장=당선증'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일찌감치 후보를 확정 짓고 표밭을 다졌다는 물리적 우위는, 역으로 긴장감을 잃고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심리적 함정을 만들었다. 권력의 독주를 경계하는 유권자의 눈에는, 넉넉한 지지율에 기대어 절박함 없이 선거를 치르는 여당 후보들의 모습이 오만함으로 비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벼랑 끝에서 뒤늦게 출발한 국민의힘은 역설적으로 그 절박함 덕분에 바닥 민심의 지렛대를 얻고 있다. 지지율 바닥이라는 최악의 악재가 후보들로 하여금 자세를 한없이 낮추게 만들었고, 이것이 거대 권력을 견제하려는 중도층의 '균형 복원 심리'와 맞아떨어졌다. 유권자들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하는 것과, 지역 권력마저 특정 정당에 남김없이 몰아주는 '묻지마 백지수표'를 쥐여주는 것을 엄격하게 분리해 판단하고 있다.

정치사에서 샴페인을 일찍 터뜨린 자의 말로는 늘 씁쓸했다. 조건이 유리할수록, 준비가 완벽할수록, 유권자는 그 진영이 뿜어내는 미세한 오만의 냄새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감지한다. 준비조차 덜 된 야당 후보들에게 박빙의 승부를 허용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민주당 후보들이 얼마나 바닥 민심과 괴리된 채 '지지율 착시 현상'에 빠져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증거다.

선거는 바람이 아니라 발로 치르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라는 온실 속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오만의 껍질을 깨고 나와 절박하게 바닥을 길 것인가. 턱밑까지 추격당한 박빙의 성적표 앞에서 민주당이 던져야 할 뼈아픈 질문이다. 권력의 쏠림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민심의 매서운 저울질은 이미 시작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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