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윤중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코스피 강세 흐름에도 불구하고 주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사 중단으로 인한 판매 차질 우려가 투자심리를 크게 훼손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도 내년 초로 예정된 양산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추는 모습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들어서만 3곳의 증권사가 LG에너지솔루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특히 LS증권은 지난 8일 목표가를 30만원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보고서 발표 직전 주가인 34만2500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사실상 매도 의견에 가까운 평가다. 투자의견도 ‘보유’로 제시됐다.
![]() |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단속 대상 근로자를 버스를 향해 일렬로 서게 한 뒤 몸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ICE] |
주가 흐름 역시 시장과 괴리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장중 26만6000원에서 7월 31일 41만1500원까지 반등하며 전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달 들어서는 35만3000원에서 35만500원으로 밀려났으며, 같은 기간 코스피가 200포인트 넘게 오르며 7% 이상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실적 둔화 우려가 이러한 괴리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의 조기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며 4분기 이후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확산됐다. 여기에 이달 초 미 이민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현장에서 불법 고용 단속을 벌여 직원 300여명이 체포·구금된 사건까지 겹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배터리 업계 전반이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정상 추진되던 프로젝트마저 지연되며 수주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의 HMGMA 배터리 사업은 2023년 5월 합작 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뒤 총 5조7000억원 규모 투자가 예정된 프로젝트로, 연간 30GWh 생산능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내년 초 양산을 계획했으나 공사 차질로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에 따라 내년부터 현대차그룹향 미국 판매량 전망을 낮췄다”며 “GM에 편중된 북미 판매 비중을 다각화하고, AMPC(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 수혜를 기대했던 해당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내년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