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가치 3조~4조 또는 5조~6조, 시장 엇갈린 평가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하면서 두 번째 도전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 가치로 3~4조원과 5~6조원이라는 엇갈린 전망치가 나오는 만큼 하반기 IPO 시장의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본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6월 2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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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뱅크 본사. [사진=케이뱅크] |
케이뱅크는 2016년 1월 국내 1호 인터넷은행으로 설립돼 2017년 4월 영업을 시작했고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는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26조3078억원, 자기자본은 1조9183억원, 당기순이익은 507억원이다.
케이뱅크는 2021년 당기순이익 225억원으로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2022년 836억원, 2023년 128억원 등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흑자기조를 이어 왔다. 올 1분기에는 분기 최대인 5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최근 고객과 자산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확대, 적극적인 마케팅 및 제휴를 통한 비즈니스 확장으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고객은 5월말 기준 1100만명을 넘었으며, 1분기말 수신잔액은 23조9700억원, 여신잔액은 14조76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각각 25.7%, 6.6% 증가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029억원)보다 31.9% 늘어난 1357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1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77%로 인터넷은행 중 가장 높으며, 영업이익경비율(CIR)은 29.0%로 업계 최저수준이다. ROE는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이며, CIR은 경영 효율성과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올해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40%로 지난해 연중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으며, 연체율은 0.95%로 전 분기보다 하락했다.
케이뱅크는 KT의 자회사인 BC카드가 최대주주로 있다. 지난해 말 기준 BC카드의 지분율은 33.72%다. 5% 이상 주주로는 우리은행(12.58%), BCC KINGPIN, LLC(8.19%), KHAN SS L.P.(8.19%), 카니예 유한회사(6.14%), NH투자증권(5.52%),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 유한회사(5.12%) 등이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말,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상장에 자극을 받은 듯 빠르게 상장 절차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증시침체로 인한 기업가치 저평가 등을 우려해 지난해 2월 IPO 추진을 철회했다.
증권가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를 5조~6조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외 가격과 향후 성장성 등을 감안한 평가다. 다만, 가치 평가 척도인 카카오뱅크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이 같은 몸값을 받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일 카카오뱅크는 코스피 시장에서 2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상장일 시초가 5만3700원으로 시작해 6만9800원으로 문을 닫았는데 당시 종가 대비 70%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를 카카오뱅크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그대로 적용해 3조~4조원 수준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의 장점인 비용 효율성과 생산성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다”며 “철저한 IPO 준비를 통해 케이뱅크의 차별적인 가치를 입증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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