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휴온스 "무관하다" 선긋기...메디톡스 대응 공세 거세질 듯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대웅제약과의 '보톡스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메디톡스가 확전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인 휴젤과 휴온스바이오파마가 소송 결과를 두고 거리두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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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젤(주) 거두공장 전경 [사진=휴젤 제공] |
휴젤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민사소송 1심 판결과 관련해 자사와 '무관한 분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개발시점과 경위, 제조공정 등이 문제가 없음이 분명하게 확인될 것"이라며 "이번 소송 결과는 미국에서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자사 소송에 어떠한 장애도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권오석 부장판사)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지난 10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웅제약에 보툴리눔 균주를 넘기고 균주 완제품과 반제품을 폐기하도록 판결했다.
아울러 대웅제약과 대웅이 보툴리눔 균주 관련 제조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메디톡스에 손해배상금 총 400억 원도 지급하라고 했다.
지난 2017년부터 6년째 이어온 법정 다툼에서 메디톡스가 승기를 잡게 된 것이다.
이에 대웅제약 측은 "집행정지 및 항소를 즉각 신청할 것"이라며 향후 법적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재판부에서 판결을 내린 날 국내 증시에서 대웅제약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35% 급락한 채 거래를 마친 반면, 메디톡스는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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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디톡스 CI |
이날 판결에 대한 불똥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업체로도 튀었다.
메디톡스 측은 입장문에서 "이번 판결을 토대로 메디톡스의 정당한 권리보호 활동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불법 취득해 상업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추가 법적 조치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1위인 휴젤의 이날 종가는 18.17% 내린 13만 3800원을 기록했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관련해 지난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휴젤을 제소한 뒤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전날 휴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817억 원, 영업이익 1025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지만 하루 만에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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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온스바이오파마 CI] |
휴온스글로벌의 자회사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업체 휴온스바이오파마도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국내용인 '리즈톡스'와 수출용인 '휴톡스'를 통해 보툴리눔 톡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휴온스바이오파마도 13일 입장문을 통해 "보툴리눔 톡신 생산업체 간 균주 도용 이슈와 관련해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 따른 여진은 앞으로 휴젤이나 휴온스바이오파마의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들 업체가 당장 선긋기에 나섰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3일 증시에서 장중 반등하던 휴젤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0.45% 내린 13만 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휴온스글로벌은 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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