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노조 리스크 돌발...발목 잡힌 강신호 연임 적신호?

김형규 / 기사승인 : 2024-01-26 10: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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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부당노동행위' 판정 유지...사측 "현실 반영 못 한 판결"
이재현 CJ 회장, 성과 독려 위해 회사 방문한 게 언젠데...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CJ대한통운이 전국택배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 거부가 부당하다는 항소심 판결을 받은 가운데,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의 연임 전선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CJ대한통운이 이번 판결에 대해 통상적인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는 표현을 생략하고 강력 반발하는 입장을 밝혀 법원으로부터 '괘씸죄'의 여지를 제공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 (우측 하단)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서울고등법원 행정 6-3부(홍성욱‧황의동‧위광하 부장판사)는 CJ대한통운이 "단체교섭 거부는 부당노동행위라는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1심과 같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의 갈등은 4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020년 3월 특수고용직인 택배기사들로 구성된 택배노조가 요구한 단체교섭을 거부했다.

택배노조는 이와 관련해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냈다. 이에 지노위는 CJ대한통운의 손을 들어줬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재심에서 이를 뒤집었다. 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의 단체교섭을 거부해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중노위의 판정이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이 판정에 불복해 지난 2021년 7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월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원고가 택배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이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한 중노위의 재심 판정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사측은 1심에서 "택배기사들과 명시적·묵시적 근로계약 관계를 맺지 않아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의무가 있는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당사의 단체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CJ대한통운의 주장에도 1심은 사측이 사업주로서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 조건에 관해 실질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용자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이번 2심 재판부 역시 이 같은 1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CJ대한통운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기존 대법원 판례에 반한 무리한 법리 해석과 택배 산업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판결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판결문이 송부되는 대로 면밀하게 검토한 뒤 상고할 계획"이라고 공식 입장을 설명했다.


반면 택배노조 측은 "CJ대한통운은 시간을 끌기보다는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고 판결을 수용해 즉시 노조와의 단체교섭을 진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촉구하며 대립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번 CJ대한통운의 대응이 다소 감정적이라는 일각의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사법부에 대한 기업의 공식 입장에는 서두에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표현을 넣어 소위 '괘씸죄'를 피하는 방식이 일종의 불문율과 같이 적용돼왔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의 이번 반박은 자칫 이를 생략하고 법원의 판단에 대해 비판부터 앞세운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해석에서다.

이러한 불필요한 자극이 이후 판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업계 일각의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판사의 재량으로 법정형을 감경해주거나 더하는 판결이 가능하다.

또 1‧2심 모두 사측이 불리한 판결을 받은 만큼 노조 리스크에 대한 대응능력이 향후 강 대표의 연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강 대표는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CJ그룹이 평소 연말까지 단행하던 정기 임원인사를 올해 이례적으로 미루고 있어 세간의 관심은 더욱 집중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기존 '신상필벌'에 따른 인사 기조로 잘 알려졌다. 이번에도 경영 성과를 중심으로 대표진 교체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특히 강 대표가 노조와의 묵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이 회장이 앞서 CJ대한통운을 직접 찾아 전한 성과 격려가 자칫 무색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최근 계열사를 돌며 현장경영을 이어간 이 회장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대한통운 본사를 방문해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물류 TOP 10 도약이라는 비전을 이뤄내자"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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