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MBK·영풍의 적대적 M&A 막아달라"호소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11-13 16: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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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공모 유상증자 철회..."시장혼란, 진심 담아 사과"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 심화...주주총회 승리다짐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와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을 지속적인 적대적 M&A 시도로 규정하고,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반공모 유상증자 철회 결정과 함께 회사의 미래와 주주 가치를 위한 노력”을 밝혔다.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보다 앞서 고려아연 이사회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결의했다. 이 발표후 고려아연의 주가는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시장 상황 변화와 주주들의 우려를 고려하여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일반공모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시장 혼란과 주주, 투자자 우려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소액주주 보호와 참여를 위한 방안을 추진해 주주와 시장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이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영풍은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60일 확정 판결을 받았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국내 굵직한 출자 사업에서 연달아 경쟁사들에 밀리며 탈락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K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명목으로 적대적 M&A를 시도한다는 의혹에 서면서 세간의 평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최 회장은 이를 언급하고 “MBK와 영풍을 적대적 M&A세력”이라고 비판하며, 이들의 경영권 장악이 고려아연의 장기적인 성장과 대한민국 산업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이들의 적대적 M&A를 저지하는 것이 고려아연의 기업가치와 경쟁력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자, 국가기간산업으로 대한민국 경제와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게 고려아연의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 놓겠다”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에 이어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함으로써 이사회의 독립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고려아연은 이를 위해 향후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진행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최회장은 “비철금속 세계 1위라는 위상과 글로벌 스탠다드를 고려해 외국인 주주와 해외 투자자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며 “시장과 주주의 의견을 경청하고 가감 없이 이사회와 경영진에 전달하는 IR전담 사외이사를 두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주주 친화와 환원 정책도 강화한다. 고려아연은 주주에게 정기적인 수익을 제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도록 분기배당 도입을 추진한다.

배당 기준일 이전 배당을 결정해 예측 가능성도 높일 계획이다. 중간 배당을 도입한 지 약 1년 만에 새로운 배당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고려아연 주주들은 앞으로 더욱 예측 가능한 배당 수익을 거두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액주주 보호와 참여를 강화하는 노력도 병행한다.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경영 참여를 강화하는 내용을 정관에 담을 예정이다. 지배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가 상충되는 사안에 대해 소액주주의 의사와 여론이 적극 반영되도록 MOM(Majority of Minority Voting)을 포 소액주주들의 의사를 반영해 이사를 추천하는 방안 등도 검토한다.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고려아연은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 비전을 지지하는 주주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이끌어내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로부터 국가기간산업과 고려아연을 지켜내고자 한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은 국가기간산업으로 국가경제에 이바지해야 하고 장기적인 관점과 안목, 성장성을 지키고 우리나라 경제의 주춧돌로서 기여해야 한다는 점에 모두 동의하실 것”이라며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 때와 마찬가지로 저희를 믿고 지지해준 주주분들,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믿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무엇이 옳은 길인지 합리적 선택을 해오신 주주분들과 함께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승리해 회사를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운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시는 분은 고려아연을 믿고 사랑하시는 수많은 주주분들”이라며 많은 응원을 당부했다.

이번 고려아연의 기자회견 발표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주주 중심 경영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경영권 분쟁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단순히 기업 간의 갈등을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재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최윤범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주주들의 지지가 맞물려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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