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이슈토픽] '전기차 성장 페달' 멈추고 긴축 드라이브…SK온, 희망퇴직이 쏘아올린 생존 경쟁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0 17:16:01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합작 균열·투자 속도 조절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 본격화
ESS·로봇으로 돌파구 찾지만 "당분간 비용 효율화 불가피"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그늘이 길어지면서 국내 배터리 산업이 본격적인 ‘긴축 모드’에 들어갔다. 

 

앞선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생산 설비 증설과 인력 확충으로 성장 드라이브를 걸었던 전략이 한계에 직면하자 비용 구조를 손 보려는 체질 개선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 SK온 미국 조지아주 제1공장의 모습[사진=SK온]

 

20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이날 2025년 이전 입사한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과 무급 휴직 시행 방안을 공지했다. 

 

희망퇴직자는 근속 연수와 연령에 따라 최소 월 급여 6개월분에서 최대 30개월분의 위로금을 받는다. 

 

SK온이 희망퇴직을 단행한 것은 202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불과 2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한 인력 조정이 아니라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구조적 조치로 본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예상보다 길어지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배터리 주문량을 줄이면서 대규모 선투자를 단행한 배터리 기업들의 고정비 부담이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SK온 관계자는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슬림화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손익분기점(BEP) 조기 달성을 위한 비용 구조 재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조치는 2025년 말 SK온 수장에 오른 이용욱 최고경영자(CEO)의 위기 의식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재무통으로 꼽히는 그는 내부적으로 배터리 산업이 ‘데스밸리(죽음의 계곡)’에 진입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생존을 위한 원가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단기간의 외형 성장보다 현금 흐름과 수익성 개선을 중심으로 경영 기조를 바꾸겠다는 메시지다.

 

배터리 업계 전반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라인업 축소와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배터리 합작 프로젝트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SK온과 포드가 함께 추진해온 ‘블루오벌SK’는 미국 테네시와 켄터키 공장을 분리 운영하기로 하며 기존 합작 구조가 사실상 해체됐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스텔란티스와 설립한 캐나다 합작법인 ‘넥스트스타 에너지’에서 파트너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며 단독 운영 체제로 전환했다. 스텔란티스는 삼성SDI와의 합작법인에서도 발을 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배터리 기업들은 전기차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항공 모빌리티 등 신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단기간에 전기차 수요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ESS 등 비(非)전기차 영역이 성장하고는 있지만 규모 면에서 당장 전기차 시장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며 “당분간은 투자 속도 조절과 비용 효율화 중심의 운영 전략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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