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위법"…7년여만에 합법화 길 열려

최낙형 / 기사승인 : 2020-09-03 17:58:19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되면 전교조 합법노조 지위 즉시 회복

[메가경제= 최낙형 기자] 해직 교원이 가입했다는 이유로 정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에 ‘법외노조’ 처분을 통보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로써 전교조는 법외노조 처분을 받은지 7년여만에 합법노조 지위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일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리는 전원합의체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10월24일 노동부는 해직 교원이 조합원에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 당시 전체 조합원 약 6만명 중 해직 교원은 9명이었다. 전교조는 이 처분에 반발하며 취소하라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전교조 패소 판결을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1·2심 판결과 달리 법외노조 통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교원 노조에 법외노조임을 통보하는 것은 단순 지위 박탈이 아니라 노조로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법외노조 통보 시행령 조항은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무효"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는 이 시행령 조항이 유효하다는 것을 전제로 법외노조 통보를 했는데, 시행령 조항이 무효이기 때문에 법외노조 통보는 법적 근거를 상실해 위법"이라고 말했다.

이날 선고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에 변호사로서 전교조 사건을 대리한 이력이 있어 심리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은 소수의견으로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은 적법하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관련 법 규정에 의하면 전교조는 법외노조이고 시행령 조항에 의하면 고용노동부는 반드시 법외노조 통보를 해야 한다"라며 "통보하지 않으면 오히려 책임을 방기한 셈이 돼 위법하다"고 밝혔다.

쟁점은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교원노조법·노동조합법의 규정이다. 고용노동부 측은 이 조항을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로 삼았다.

전교조 측은 법내노조 지위를 박탈하려면 해직 교원 가입으로 전체 노조의 자주성이 침해됐는지 우선 심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전교조는 이후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위헌법률심판 신청 등으로 대응했고 가처분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인용됐다.

그러나 가처분 인용 결정 뒤에 이어진 1심·2심 본안 소송에서 전교조가 모두 패소하면서 법 테두리 밖으로 밀려났다. 법외노조가 되면 노조법상 노동쟁의 조정,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 등을 할 수 없다.

대법이 법외노조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했지만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정부의 법외노조 처분 효력이 유지된다.

다만 곧 이어질 대법원 3부 재판에서 전교조가 낸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전교조는 즉시 합법노조 지위를 회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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