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음원사재기·음원차트 조작인가 바이럴마케팅인가...비결은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01-04 23: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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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서서히 드러나는 음원 차트 조작의 실체.’


SBS의 탐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4일 방송을 앞두고 내보낸 영상에서 이렇게 예고했다.


44초 분량의 예고 영상은 지난 11월 24일 가수 박경이 자신의 SNS를 통해 음원차트조작 의혹을 받던 선후배 가수들을 공개 저격한 캡처 화면에서 시작한다.


이 SNS 글에서는 6명의 가수 이름이 거론됐다. 한마디로 최근 한결같이 음원차트에서 ‘잘나가는 가수’들의 이름이다. 그런데 이 중에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게 여겨지는 이름도 있다.


음원차트 상위에 노래를 올려놓을 정도라면 일반인들에게 꽤 얼굴이나 이름이 알려질 법하지만 웬지 음원차트의 순위와 명성은 그다지 비례하지 않는 듯하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예고화면 캡처]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예고화면 캡처]


이럴 경우 보통은 새로운 스타 탄생에 박수를 보내기 마련이다. 명성도 없이 오직 실력으로 음원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면 누구나 박수와 격려를 보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이들에 대한 음악팬들의 시선은 그다지 따뜻하지 못했다. 왜였을까?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가 집중적으로 추적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음원 사재기, 실체 없는 소문인가, 교묘한 조작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날 방송 보도자료 소제목에서 이같이 의문부호를 붙였다.



4일 밤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음원사재기와 음원조작 의혹과 관련해 집중 추적했다. 그 결과, 한 브로커를 통해 순위를 올리는데 사용하는 방법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바이럴마케팅이 아니라 불법 거래 또는 해킹을 통해 ID와 IP를 다수 확보한 뒤 음원을 자동으로 반복 재생하는 매크로프로그램을 돌려 음원차트 순위를 조작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4일 밤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음원사재기와 음원조작 의혹과 관련해 집중 추적했다. 방송 결과, 한 브로커를 통해 순위를 올리는데 사용하는 방법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바이럴마케팅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돈을 받고 순위를 조작하는 사람은 불법 거래 또는 해킹을 통해 ID와 IP를 다수 확보한 뒤 음원을 자동으로 반복 재생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 음원차트 순위를 조작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음원 사재기와 관련한 실체를 추적할 이날 방송의 주제는 ‘조작된 세계’다. 제목에서 주는 느낌부터 매우 강하다. 단정적인 느낌의 제목은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을 예고하는 듯하다.


음원 사재기 논란은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이달에는 두터운 팬덤을 자랑하는 JYP 소속의 트와이스, YG 소속의 위너, SM 소속의 엑소-첸백시 등 3대 대형기획사 아이돌들이 신곡을 출시했다. 당연히 이들의 컴백 곡이 음원차트를 장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4월 12일 새벽에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가수 닐로의 ‘지나오다’가 이들의 신곡을 모두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이렇다 할 방송 노출이나 팬덤이 없던 닐로의 곡이 김연자의 ‘아모르파티’를 제치고 50대 음원차트까지 석권하자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닐로의 음원을 사재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자 닐로 소속사의 요청으로 주무부서인 문체부가 자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문체부가 음원 사재기와 관련해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 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11월 박경이 SNS에서 몇몇 가수 이름을 거론하며 음원 사재기 논란을 제기하면서 논란은 재점화됐다. 이 논란은 결국 박경 측과 언급된 가수들의 소속사 간의 법적 공방으로 이어졌다.


논란이 재점화 된 시점인 약 1달 전,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음원사재기와 관련된 제보를 받는다는 공지를 SNS와 방송을 통해 내보내자 100통이 넘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한다. 그 중에는 직접 제안을 받아봤다는 가수들의 충격적인 고백도 있었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 예고편에는 이와 관련한 가수 타이거JK와 말보,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코멘트가 있어 그 발언 내용에 궁금증이 생긴다.


또, 하루 동안 유명 음원차트 50위권에 들어가는데 2억5천만원이라는 화면이 예고돼 그 진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이 의심하지 않는 C도 엄청 많이 한 거다”라는 코멘트도 나와 그 C가 누구인지도 궁금하다.


하지만 박경이 SNS에서 거론한 한 가수의 소속사 관계자는 소속 가수가 음원차트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SNS 바이럴(입소문) 마케팅 효과라고 주장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예고화면 캡처]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예고화면 캡처]


‘그것이 알고 싶다’는 보도자료에서 가수들의 고백을 토대로 취재를 이어가던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자신이 직접 음원 차트 조작에 관여했다는 브로커를 만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긴 고민 끝에 ‘그것이 알고싶다’ 카메라 앞에 섰다는 그는 자신이 이제껏 작업한 가수들의 명단을 비롯해, 아이디와 IP거래 내역 등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운 증거들을 꺼내놓았다”고 밝혔다.


만약 그같은 음원사재기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방송 후 큰 파문이 예상된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는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음원차트조작 의혹의 실체를 파헤쳐, 우리 사회의 공정이 조작되는 실상을 낱낱이 고발하고자 한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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