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의혹' 백운규 전 산업부장관 구속영장 기각...수사동력 약화 불가피할 듯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2-09 01:30:55
대전지법 "피의자 방어권 보장 필요…증거인멸 염려도 없어"
"과도한 검찰권 행사, 명백한 정치 수사" 여권 비판 거세질듯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백운규(56) 전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대전지법 오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새벽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서 청구한 백 전 장관의 사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오 부장판사는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 부족'을 기각 사유로 들었다.

오 부장판사는 "백 전 장관 범죄 혐의에 대한 검찰 소명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범죄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여 피의자에게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 부장판사는 월성 원전 자료 삭제 등 혐의로 산업부 공무원 2명이 이미 구속 기소된 데다 이들의 진술도 확보된 상태여서 백 전 장관에게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장관이 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전지방법원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전= 연합뉴스]

교도소에서 대기 중이던 백 전 장관은 법원 영장기각 결정에 따라 귀가했다.앞서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월성 1호기 폐쇄에 앞서 당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경제성 평가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와 월성 원전 운영 주체인 한수원 측 정당한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백 전 장관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백 전 장관이 월성 1호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장관 지위를 이용해 산업부 공무원들의 월성 원전 관련 업무 과정에 부당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감사원은 백 전 장관이 직원 질책 등을 통한 지시를 통해 '한수원 이사회의 원전 조기 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 중단할 것'이라는 취지의 방침을 정하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방침이 정해지면서 이번 수사 핵심인 경제성 평가 조작도 이뤄졌다고 판단이다.

앞서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8일 오후 대전지법 301호 법정에서 진행됐다.

백 전 장관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날 오후 2시 10분께 대전지법에 출석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국정과제였다"며 "장관 재임 때 법과 원칙에 근거해 적법 절차로 (원전 관련) 업무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40분께부터 진행된 심문은 검찰과 변호인 간 치열한 공방 속에 오후 8시 50분께 약 6시간여만에 종료됐다.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백 전 장관은 별도의 장소에서 법원 판단을 기다렸다.

백 전 장관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면서 월성원전 의혹 수사는 일단 제동이 걸리게 됐다. 특히 검찰의 수사 동력이 약화하면서 청와대 등 이른바 ‘윗선’으로 향하려던 수사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검찰로서는 공소 유지를 위한 법리를 다시 살필 필요성이 생겼고, 그간 "정부 정책에 대한 과도한 정치 수사를 당장 멈추라"라고 주장해온 여권으로부터 "애초 무리한 영장 청구였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백 전 장관에 대한 검찰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이런 사안이 어떻게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되는지 의아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서면논평에서 "검찰이 백 전 장관을 소환조사한 지 열흘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한 과도한 검찰권 행사"라며 "명백한 정치 수사"라고 비난했다.

신 대변인은 "검찰은 정부 정책에 대한 과도한 정치 수사를 당장 멈추라. 백 전 장관에 대한 영장 청구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흔들기에 다름아니다"라며 "민주당은 검찰의 정치적 수사와 검찰권 남용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류수근 기자
류수근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600만 당뇨 시대, 관리 중요성 강조"…한국릴리, 환자 응원 캠페인 동참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국내 당뇨병 환자가 6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상당수 환자가 여전히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 5명 중 3명은 혈당 조절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질환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도 상당한 수준이다. 이처럼 당뇨병의 지속적인 관리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릴리가 질환에

2

금호타이어, 상무 4명·연구위원 2명 승진 인사…유럽 영업·제조기술 경쟁력 강화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금호타이어가 유럽 지역 영업과 경영관리, 제조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16일 밝혔다. 회사는 상무 4명과 연구위원 2명 등 총 6명을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서 신웅철 독일법인장 정강재 동유럽영업부문 및 카자흐스탄법인장 조민수 유럽경영관리부문 담당 이갑배 글로벌 제조기술부문 담당이 각각 상무로 승진했다. 아

3

"생활용품 안전도 정보 접근부터"…LG생활건강, 점자 태그로 혼동 개선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시각장애인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을 보다 안전하게 구분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LG생활건강이 제품 정보 접근성 개선에 나섰다. 세제와 섬유유연제 등 외형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생활용품의 정보를 점자 태그와 QR코드를 통해 확인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특히 일회성 물품 지원에 그치지 않고 제품 안전정보 교육과 재사용 가능한 점자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