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최저임금 시급 9160원...매년 반복되는 평행선 교섭 해법은?

박종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07-13 06:45:11
  • -
  • +
  • 인쇄
440원 5.1% 인상...문재인 정부 1만원 공약 달성은 무산

2022년 최저임금이 '역시나' 심야 교섭을 지지부진 이어가다 시급 9160원으로 결정됐다.

비록 자정을 넘기지 않고 결정되는 등 예년에 비해 빨라지긴 했지만 매년 반복되는 평행선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8720원보다 440원 5.1% 오른 수준이다.

월 209시간 근무 기준 191만4440원에 해당한다.
 

▲2022년 적용 최저임금 최종 표결 결과와 박준식 최임위원장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최근 10년 사이 최저임금 인상률을 보면, 2020년 적용 2.87% 인상, 2021년 적용 1.5% 인상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다.

2018년 적용 최저임금이 16.4%, 2018년 적용이 10.9% 오르며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22년 적용 최저임금안의 근거는 기재부와 한국은행, KDI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인 4.0%에 소비자물가상승률 1.8%를 더하고, 여기에 취업자증가율 0.7%를 빼 5.1% 인상률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인상률 퍼센티지를 먼저 산정하고, 거기에 맞춰 금액을 계산했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는 노사 위원의 의견차로 올해 역시 난항이 예상됐다.

12일 오후 3시부터 열린 제9차 전원회의도 마라톤 협상이 지속되며 자정을 조금 앞두고 표결로 결정됐다.

이날 회의서 노사는 개회와 동시에 3차 제시안을 제출했다. 노측 최임위원은 1600원, 18.3% 인상 수준인 시급 1만320원, 사측 최임위원은 90원, 1.0% 인상인 8810원을 제시했다.

이후 노사 위원은 한 차례 수정안을 제출했다.

노측은 1만원, 14.7% 인상, 사측은 8850원, 1.49% 인상을 제시했다.

4차 제시안 제출 후 노사는 더 이상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은 하한선 9030원, 3.6% 인상에서 상한선 9300원, 6.7% 인상이었다.

공익위원 심의촉진구간 제시 이후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인은 이에 반발해 퇴장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며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희망고문하고 우롱하는 것에 대해 매우 분노스럽고 규탄한다"고 밝혔다.

일부 근로자위원이 퇴장한 가운데, 박준식 최임위원장은 노사 양측에 심의촉진구간 내 수정안 제시를 요구했으나, 이들은 더 이상 수정안을 내지 않고 공익위원 단일안 제시를 요청했다.

정회 후 이어진 회의서 박 위원장이 시간급 9160원, 올해대비 440원, 5.1% 인상을 단일안으로 내놓고 표결을 선포하자, 이번엔 사용자위원 전원이 반발해 퇴장했다.

회의 석상에서 퇴장한 위원들은 기권 처리됐다.

최종 투표 결과는 재적위원 27명 중 먼저 떠나간 민주노총 근로자위원 4명을 제외한 23명이 출석해, 찬성 13명, 반대 0명, 기권 10명으로 가결됐다.

류기정 한국경총 전무는 "시급 9160원은 최저임금의 주요 지불주체인 중소·영세기업,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명백히 초월한 수준"이라며 "벼랑끝에 몰려있는 소상공인과 중소·영세기업들의 현실을 외면한 공익위원들의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해 우리 사용자위원들은 충격과 무력감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예년에도 종종 같은 모습이 반복됐던 것처럼 근로자위원의 한 축인 한국노총은 최종 표결까지 상황을 마무리짓는 '역할'이 주어졌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내고 "이번 최저임금이 코로나로 인해 확대되는 우리 사회 소득양극화와 소득불균형을 개선하고 예방하는 데 목적을 두고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최종 인상금액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인상수준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개선시키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밝혔다.

특히 순탄치 않았던 올해 협상 과정을 두고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사용자들의 반발이 거셌다"며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피해의 책임을 저임금 노동자의 생명줄인 최저임금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나라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불공정거래와 임대료, 카드수수료 문제 등에 대한 개선 없이 오로지 최저임금만을 볼모로 잡는 프레임을 깨고 싶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먼저 집에 가는 최임위원들. 사진 좌측 상하단 사용자위원의 퇴장 모습, 사진 우측 상하단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퇴장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제공)

 

한편, 문재인 정권 들어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은 7.36%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정권 평균 7.4%에도 미치지 못한다.

출범 첫 해 2018년 적용과 이듬해 2019년 적용이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이후, 급전직하.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지난해 결정된 2021년 적용 인상률이 1.5%로 1988년 제도 도입 후 최저 수준의 인상률을 기록했다는 점이 잘 말해준다.

IMF 외환위기의 영향을 받은 1998년 9월부터 1999년 8월까지 적용 최저임금이 전년대비 2.7% 인상률,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2010년 적용 최저임금이 2.75% 인상률로 결정된 바 있다.

2019년 논의했던 2020년 적용 최저임금 역시 2.87% 인상률로 전년도 10.9%에서 훅 꺾인 모습을 보였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냉정하게 평가해보면 정권 초기 2년 최저임금 인상 의욕에 비해 현실이 뒷받침하지 못한 측면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아래서 직격탄을 맞은 다른 업종과 다른 업종과의 편차 확대를 극복하는 것은 최저임금 제도 하나만 가지고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의 소회는 비단 코로나19 상황 때문만은 아니다. 역대 최임위원장 누구나 반복되는 마라톤 협상을 공익위원의 한 사람이자, 논의 구조를 이끌어가야 하는 의장으로서 겪는 고충을 토로하곤 했다.

문제는 특정 사업장이나 업종에서 적용되는 게 아니라 나라 전체에 해당하는 사안이라 효율적인 협상이 어려운 구조라는 데서 기인한다.

주로 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최저임금 인상률이 경제성장률 평균치와 소비자물가상승률, 취업자증가율을 더하고 뺀 옹색한 '공식'으로 도출됐다는 걸 보면, 현재 최저임금 결정구조가 과연 주효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일반화시켜 설득할 근거가 옹색하니 노사의 간극을 좁히는 과정도 난망하다. 매년 최저임금 협상은 법적 심의기한을 넘겨가며 마라톤 회의가 진행되기 일쑤.

올해 협상도 지난 6월 29일 6차 전원회의에 와서야 노사 양측이 최초 제시안을 제출했다. 노측은 시간급 1만800원으로 올해대비 23.9%, 2080원 인상안이며, 사측은 시간급 8720원으로 올해대비 동결안이었다.

더욱이 뻑하면 회의 석상을 박차고 나가는 위원들의 행태도 눈총을 사고 있다. 본인들은 일방적인 강요에 대해 항의와 규탄의 의미로 퇴장했다고 주장하지만, 대중들의 시각에선 책임회피에 불과하다.

 

[메가경제=박종훈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