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김지호 기자]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하이브가, 산하 레이블이자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유례없는 '내홍'을 겪어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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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대표 방시혁)와 산하 레이블 어도어(민희진)가 유례 없는 내홍을 겪고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사진=하이브, 어도어 제공] |
하이브는 22일 어도어가 올해 초부터 경영권 탈취 계획을 세웠다고 보고 감사권을 발동했다. 이날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를 포함한 현 어도어 경영진에게 감사 질의서를 보냈고 민희진 대표에겐 사임 요청을 요구했다. 감사 질의서 답변 시한은 23일(오늘)까지다. 만약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이 하이브의 요구에 불응할 경우, 어도어 주주총회 소집에 대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하이브는 "어도어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투자 자문사,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등에 외부 컨설팅을 받으면서 내부 정보를 부적절하게 유출했다"고 주장해, 진실 여부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어도어는 하이브가 2021년 자본금 161억 원을 들여 만든 산하 레이블로, 설립 당시 하이브의 지분율이 100%였으나 지난 해 민희진 대표가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180%를 매입,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뉴진스가 소속돼 있으며, 단 한팀만의 역량으로 2023년 매출액 1102억 원, 영업이익 335억 원, 당기 순이익 265억 원을 각각 기록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이브의 이 같은 감사권 발동에 대해 민희진 대표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하이브가 새롭게 론칭한 아일릿이 뉴진스의 콘셉트를 카피했다"라는 어도어의 문제 제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22일 오후 어도어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하이브 레이블 중 하나인 빌리프랩이 올해 3월 여성 5인조 아이돌 그룹 아일릿을 데뷔시켰다. 아일릿은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사진, 영상, 행사 출연 등 연예 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다"라며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아일릿 데뷔 앨범을 프로듀싱했다.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는 빌리프랩이라는 레이블 혼자 한 일이 아니며 하이브가 관여한 일"이라고 저격했다.
이어 "어도어는 이미 하이브 및 빌리프랩에 이번 카피 사태는 물론, 이를 포함하여 하이브가 뉴진스에 대해 취해 온 일련의 행태에 관하여 공식적인 문제를 제기했다"라며 "하이브 및 빌리프랩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하기에 급급하였으며, 구체적인 답변은 미루며 시간을 끌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어도어 측은 "하이브가 22일 갑작스레 민희진의 대표이사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하면서, 그 이유로 민 대표가 '어도어의 기업가치를 현저히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하고 있다, 동시에 언론에는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하였다'라는 등 어이없는 내용의 언론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의 문화적 성과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항의가 어떻게 어도어의 이익을 해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어떻게 어도어의 경영권을 탈취하는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하이브가 제기한 '경영권탈취 정황'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지는 않아서, 하이브의 전산 자료 분석을 통한 '물증 확보' 여부가 추후 양측의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한편, 22일 하이브와 민 대표 간의 '내홍'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이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81% 하락한 21만 2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같은 주가 하락으로 하이브 시가총액은 7498억 원이 증발했다.
뉴진스는 다음 달 24일 새 싱글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이달 27일 신곡 '버블 검'(Bubble Gum) 뮤직비디오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뉴진스의 컴백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지 많은 팬들이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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