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건전성 악화 속 내부통제 허점 고스란히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부진한 실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진투자증권이 소속 임직들원의 불공정거래 연루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동생인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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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창수 부회장(왼쪽), 고경모 사장. [사진=유진투자증권] |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주가조작과 연관된 불법 리딩방 운용 등 각종 논란에 소속 임원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조직 관리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리딩방은 주식 시세 조종에 개입하는 등 불법 소지가 큰 만큼 금융감독원이 최근 단속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진투자증권의 A 영업이사가 유사투자자문업체를 운영 중이고, 특정 종목을 추천하는 불법 리딩방을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A이사의 감사를 진행중이고 감사가 시작되면서 A 이사는 직무 정지된 상태다"라고 말했다. A 이사는 현재 불법 리딩방 운영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초 유진투자증권은 소속 임원의 주가조작 연루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 임원은 2018년부터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던 한 코스닥 기업에 대해 호재를 퍼트린 후 주가를 조작해 수익을 실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가 투자한 해외 바이오기업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호재가 퍼지면서, 당시 2000원대였던 주가가 두 달 만에 4배 폭등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바이오기업의 나스닥 상장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2020년 감사 의견 거절로 상장 폐지됐다. 경찰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수사해 왔으며, 해당 과정에서 이 임원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유진투자증권은 올들어 실적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3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7% 증가에 그쳤다. 전년 수준을 겨우 방어한 수준인데 향후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추가적인 실적 악화 요인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2분기 실적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증권 폭락 사태로 차액결제거래(CFD) 미수채권이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지난 3월말 기준 유진투자증권의 CFD 계좌잔고는 1485억원에 달해 미수채권 발생 가능성과 거래 실적 감소 등이 예상된다.
수익성 뿐만 아니라 건전성도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유진투자증권은 연간 순이익 37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자산 비율은 7.7%로 업계에서 4번째로 높고 우발채무 규모는 8273억원으로 자기자본(9487억원) 대비 87.2% 수준이다. 이중 부동산 PF 우발채무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41.7%에 달해 미분양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 PF의 부실이 커질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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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투자증권 본사. [사진=유진투자증권] |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유창수 부회장과 고경모 사장의 경영 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2020년 유진투자증권은 유창수 단독 대표 체제에서 유창수 부회장과 고경모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세를 보였지만 이후 고금리에 따른 투자자 이탈 등으로 실적 악화에 빠졌다.
유창수 부회장은 유재필 유진그룹 명예회장 셋째 아들로 태어나 지난 2007년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 대표에 선임된 이후 17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동생인 유 부회장은 유진종합개발 사장, 유진그룹 시멘트부문 CEO 등을 역임했다. 관료출신인 고경모 대표는 행정고시에서 합격해 금융정보분석원, 대통령비서실, 미래창조과학부 등을 거쳤다.
업계 일각에서는 유 부회장이 실적하락, 자산건정성 악화 외에도 직원의 주가조작 연루 등 악재가 겹치고 있어 '오너 경영'의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달 이후 회사 일부 임직원들을 둘러싼 연루 의혹이 경찰과 제보자, 언론에 의해 먼저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유진투자증권 내부통제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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