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비, 교통비, 월세만으로도 전체 소비 50% 돌파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작년 고물가로 가구 월평균 소비액이 직전년 대비 15만원 늘었다. 가구에서 의류비·미용비 등 지출을 아껴도 식비, 교통비, 월세 등 기본 생활비가 전체 소비 5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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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2024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사진=신한은행 제공] |
17일 신한은행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한국인의 다양한 금융생활과 핵심 트렌드를 분석했다. 주요내용은 한국 보통 가구는 월평균 544만원을 벌어 9.9%인 54만원을 빚 갚는데 쓴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내 평균 보유 자산은 조사 이래 최초로 6억원을 돌파했다. 고물가 영향으로 기본 생활비인 식비, 교통비, 월세 만으로도 전체 소비 절반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월평균 가구 총소득은 2년 연속 증가해 2016년 첫 조사 이래 처음으로 500만원대를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최근 2년간 10.3%인 51만원이 증가했다. 2022년에는 가구소득 구간이 높을수록 소득이 많이 증가한 반면, 2023년에는 저소득층인 1~2구간(하위 40%) 증가율이 높았다.
월평균 소비액은 276만원으로 총소득(544만원)의 50.7%에 달했다. 2023년 월평균 가구 총소득은 2022년보다 4.4% 늘었지만 소비 지출은 5.7% 증가하며 소득보다 소비 증가율이 더 컸다.
고물가 영향으로 생활비인 식비, 교통·통신비, 월세·관리비·공과금 지출이 139만원으로 월 소비액(276만원)의 과반을 차지했다.
특히 식비와 월세 지출이 크게 늘었다. 식비는 2023년에 2022년보다 6만원 늘어 6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 소비액 276만원의 64%에 달한다. 월세·관리비·공과금은 4만원이 늘어 35만원을 지출했는데 전기·가스요금이 급격히 오른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들은 특히 집값을 고점으로 생각해 당장은 집을 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집을 살 계획이 있는 20~30대의 76.5%는 2년 후에나 구매할 계획이다. 나머지 23.5%는 대부분 실거주 목적으로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의 9%는 최근 3년 내 자가를 샀고, 이 중 20~30대의 대부분이 처음으로 내 집 마련한 것이었다.
올해 부동산 하락이 가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 첫 자가를 산 20~30대의 73%는 집값이 오르거나 유지 중이라고 답했다. 처음으로 자가를 산 20~30대 절반은 구매 당시 집값의 70% 이상을 대출받거나, 부모님 지원을 받았다고 답했다.
현재 대출을 상환 중인 사람 10명 중 6~7명은 대출 상환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이들은 월평균 총소득의 20% 이상을 빚을 갚는 데 쓰고 있으며, 이는 또래 대비 2.2배나 높은 수준이다.
전세 사기의 영향으로 최근 월세 거주자가 늘었다. 최근 1년 새 20~30대 중 전세 거주자는 4%포인트(p) 줄고 월세 거주자는 4%p 늘었다. 40대 이상은 변화가 거의 없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전세 사기 위험이 큰 빌라·다세대주택의 거주자가 줄어든 반면, 아파트 거주자는 전년 대비 6.2%p 증가해 50%를 넘어섰다. 빌라의 전세 기피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풀이한다.
현재 월세 거주자의 73.9%는 다음 계약 때도 월세를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 40대 이상은 높은 전세보증금, 20~30대는 전세 사기 우려를 가장 많이 들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 경제 생활에 보탬이 될 유익한 정보 제공에 최선을 다하고 고객과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지속 가능한 가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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