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예결원·금투협 등 유관기관도 자리 지켜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한때 서울 강남이나 을지로로 본사를 옮겼던 증권사들이 다시 여의도로 돌아와 관심을 끌고 있다. 여의도 내에 위치한 증권사들도 더 좋은 부지로 본사 이전을 진행하는 등 위치 선점에 나서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전날 을지로에서 여의도로 본사 사옥을 이사해 여의도 앵커원 빌딩에 입성했다. 앞서 전신 동양증권 시절에도 여의도에 본사를 뒀지만 지난 2004년 을지로로 이전한 뒤 20년 만에 여의도로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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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유안타증권 본사 사옥(앵커원빌딩) [사진=유안타증권] |
유안타증권이 신사옥으로 사용하는 앵커원 빌딩은 구 MBC 사옥이 있던 자리를 개발해 지하 6층부터 지상 32층 규모로 조성한 신축 오피스 건물이다. 유안타증권은 상층부인 22층부터 32층까지 사무 공간으로 사용한다. 유안타증권의 신사옥 이전은 지난달 25일 시작됐다.
오는 15일까지 순차적으로 부서별 이동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미 앵커원 빌딩 상단에는 유안타증권의 간판이 걸려있다. 유안타증권 측은 "증권가의 중심인 여의도 앵커원빌딩으로 본사 사옥 이전은 유안타증권의 성장과 발전을 상징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여러 입지 후보지역을 검토했고, 상징성과 지리적 이점, 임직원 근무 만족도 향상 및 네트워크 등 다양한 조건을 검토해 최적의 장소인 여의도 앵커원빌딩으로 이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상상인증권도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있던 본사를 여의도 파크원 빌딩으로 옮겼다. 강남의 경우 증권사의 존재감이 여의도 대비 떨어지고 영업력을 증대하고자 여의도로 이전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우리종합금융도 완공을 앞둔 TP타워(20~22층)로 오는 29일 본사를 이전한다. 우리종합금융은 증권사 인수를 추진 중으로, 최근에는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검토·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중구 소공로 우리금융디지털타워에 본사를 두고 있으나 증권 시장의 중심지인 여의도로 둥지를 옮기면서 증권업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우리금융그룹은 2014년 당시 민영화 방침에 계열사 우리투자증권을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NH투자증권이 됐고 여의도 본사도 현재 그대로 위치해 있다.
여의도 내에서의 회사 이전도 이뤄지고 있다.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6~7월 중 여의도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TP타워에 입성할 예정이다. TP타워는 여의도역 초역세권 오피스로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의 새 사옥이다. 현재 완공 전인 상태임에도 약 90%가량 입주가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42층 규모의 건물 중 31~41층의 고층부는 신한투자증권이 사용하고 현 사옥을 재건축하면서 TP타워에 입주하게 된 키움증권은 저층부인 4~9층을 사용할 예정이다.
TP타워 바로 옆에 본사가 있는 한국투자증권도 일부 조직과 부서들이 건물에 입주한다. 증권사 외에도 신한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운용사들도 임차 계약을 체결해 입주를 앞두고 있다.
현재 여의도에는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들과 기존 증권사들이 자리 잡고 있다. 여의도라는 장소가 지닌 상징성과 지리적 장점으로 네트워크 및 협업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의도는 증권사 및 금융기관들이 자리잡고 있기에 증권사 입장에서는 타 지역 대비 영업과 업계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에 최적의 지역”이라며 “최근 2년 새 여의도 안에서도 접근이 가까운 핵심부에 놓인 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뜨거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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