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반도체 겨울' 발표전 SK하이닉스 대량 매도? 거래소 조사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09-20 14: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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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모건스탠리의 거래 여부 규명 나서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을 언급하며 메모리반도체 업황 둔화를 전망하는 관련 보고서를 내기 직전 SK하이닉스 주식을 대량 매도 주문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 사안을 두고 모건스탠리의 계좌 분석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모건스탠리는 추석연휴기간인 지난 15일(현지시간) HBO의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연상시키는 문구인 ‘겨울이 곧 닥친다(Winter looms)’ 제하의 보고서를 냈다.  

 

▲한국거래소 [사진=한국거래소, 연합뉴스] 

이 보고서에서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은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했다.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도 기존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27.6%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반도체 시황 악화’를 이유로 들며 인공지능(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반도체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내려가고, 범용 D램 수요 전망도 밝지 못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당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올해 열린 실적설명회에서 내년 HBM 물량까지 완판됐다고 밝혔던 상태이다.

모건스탠리 발) 충격파는 컸다. 추석연휴 휴장기간이 끝나고 열린 19일 개장과 동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 6.1% 하락한 6만3100원, 15만2800원에 장을 마쳤다. 특히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물이 9000억원 넘게 쏟아지면서 이날 1년 내 최저가(6만2200원)를 찍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하루만 240만주 넘는 외국인 매물이 나오면서 장중 한때 1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당시 증권가는 이 같은 K반도체 주가 대폭락의 원인을 모건스탠리 보고서에서 찾았다.

그런데 지난 13일 모간서울(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창구에서 SK하이닉스 주식 101만1719주의 매도 주문이 체결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창구에서 매수량을 뺀 순매도량은 78만8678주로 나타났다.

거래소는 이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금융당국은 단일 창구에서 하루 만에 대규모 매도가 이뤄진 것은 흔치 않은 일이지만, 매매주체가 누구인지 확인되기 전까지는 모건스탠리 자사 창구에서 주문이 이뤄졌다는 것 만으로 부정 매매 여부를 가리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특정 금융상품의 가치에 대한 주장이나 예측을 담고 있는 자료를 투자자에게 공표하기 전 자기 계정을 통해 매매했다면 자본시장법상 불건전 영업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법상 불건전 영업행위가 발견된다면 외국계 금융회사도 국내법을 통해 처벌이 가능한 상황이어서 거래소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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