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트지오' 회견에도 기대감과 의혹 뒤섞인 '영일만 석유' 논란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06-07 13: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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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트지오 고문 "석유 상당 매장 추정…성공률 20% 굉장히 양호"
액트지오 1인 자문 기업 논란…전문성·신뢰성에 대한 의문 제기
정부 평가 절차 및 석유 매장량 추정 정확성…투명성 확보가 시급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지질탐사 컨설팅 회사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포항 영일만 일대에 7개 유망 구조가 존재하며, 이곳에 상당량의 석유 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3개 시추공(주작, 홍게, 방어)의 실패 원인을 분석해 새로운 유망 구조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7개 유망 구조 중 하나에서 석유를 발견할 가능성이 20%라고 말하며, 이는 매우 높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브레우 고문은 "탄화수소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리스크라고 피력했다. 탄화수소는 석유가 만들어지는 근원암에서 나온다. 액트지오 측은 4가지 요소를 모두 확인하고도 탄화수소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추공 작업’을 해야 한다.

▲ 액트지오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기자회견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액트지오 코리아 홈페이지 [사진 출처=액트지오 코리아]


그는 과거 가이아나 리자 광구의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리자 광구의 성공 가능성은 16%였지만 실제 매장량은 40억 배럴에 달했다고 했다. 또한 리자 광구와 현재 발견된 유망 구조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액트지오의 주소가 아브레우 고문의 자택과 동일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액트지오의 신뢰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액트지오는 사실상 1인 자문 기업에 불과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액트지오의 주소가 자택이 맞느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단 그는 “글로벌 석유업체들이 인력감축에 나서면서 외부에 훌륭한 인재들이 많아졌다”며 “우리 팀도 뉴질랜드, 브라질, 멕시코, 스위스에 흩어져 있으며, 휴스턴에는 소수만 있다”고 했다.

메가경제 취재 결과, 최근 액트지오 코리아 사이트가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직원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액트지오는 사이트내 ‘Coming soon’ 란을 통해 “우리는 컨설팅, 교육 및 경력 개발 분야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자사를 소개했다. 사이트 하단에는 “대한민국 석유 탐사의 성공을 기원합니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미국석유지질학자협회(AAPG) 공식사이트에서는 아카데믹, 수상경력 등을 제외한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의 경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 2015- Present Abreu Consulting and Training, Consultant, Houston, Texas ▲ 1999-Present Rice University, Adjunct Professor, Houston, Texas ▲2000-2015 ExxonMobil URC, Senior Technical Consultant, Houston, Texas ▲ 1998-2000 Unocal Corporation, Sequence Stratigrapher, Houston, Texas ▲ 1987-98 Petrobras, Supervisor, Rio de Janeiro, Brazil

한편 석유공사 측은 4개 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한 결과 기술과 가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액트지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액트지오는 미얀마 AD-7광구 유망성평가에 참여했고, 미얀마 AD-7광구의 광권 반납 결정 전, 잔존 유망성 평가를 위해 공동참여사인 우드사이드(호주)사와 협의하에, 가격비교견적을 통해 ‘21년 엑트지오사와 단기 용역(12주) 수행한 바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 측이 언급한 우드사이드 사는 15년 가까이 포항 앞바다 등의 탐사를 진행했지만, 사업성을 이유로 2022년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t석유지질학자협회에 실린 액트지오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 경력 [사진=AAPG]

반면 석유 공사 등 우리 정부측은 우드사이드가 다른 기업과의 합병으로 인한 사업 재조정 과정에 철수한 것일 뿐 당시에는 동해 탐사 자료 분석을 마치지도 못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2022년 석유공사가 자체적으로 대규모 3D 물리 탐사를 수행했다. 미국 액트지오사의 이번 판단에는 예전 우드사이드의 자료뿐 아니라 석유 공사의 최근 자료까지 함께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액트지오의 전문성 및 신뢰성에 대한 의혹, 석유 가스 매장량 추정의 정확성, 정부의 객관적인 평가 과정, 향후 시추 계획 및 투자 유치 방안에 의문점은 커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석유 가스 매장량 추정은 아직 확실하지 않은 만큼 향후 추가적인 탐사와 평가를 통해 정확한 매장량이 밝혀질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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