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속 당기순손실, 한 달 새 임원 16명 해임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경영난에 빠진 SK증권이 지점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노사가 극한 갈등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노조는 인력 감축을 위한 구조조정 포석이라고 보지만 회사 측은 지점 네트워크 대형화 방안이라며 감원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SK증권이 2분기 연속 당기순손실을 보는 등 경영 악화에 허덕이면서 이번 사태가 맞물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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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SK증권 본사 [사진=SK증권] |
18일 금융투자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SK증권노조지부는 사측이 추진 중인 10개 점포 통폐합 방안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이규동 노조위원장이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등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 25개인 영업점 수를 15개로 통폐합하는 안을 제시했다. SK증권은 경영난에 빠지면서 비용 절감 등의 사유로 이 같은 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39억원, 당기순손실은 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 전환된 것으로, 지난해 4분기 29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순손실을 보이고 있다.
SK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악화가 회사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SK증권의 3월말 기준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2962억원(우발채무·대출채권)으로 이는 자기자본의 46.6%이다. 1분기 기준 대손충당금은 총 93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석달 새 152억원이 늘었다. 대손충담금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설정해 놓은 금액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기준 102명이던 임원은 현재 78명으로 줄었다. 최근 한 달 사이에만 지점장, 기업금융부장, IT본부장 등 임원 16명이 해임됐다. 김신 전 대표가 물러난 후 전우종 각자대표와 함께 SK증권을 이끌고 있는 리스크 관리 전문가 정준호 각자대표가 조직구조 개편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J&W파트너스로 바뀌는 과정에서 임원단이 비대해졌고, 이후 고비용 구조가 굳어졌다. 당기순이익이 21억원이었던 지난해에도 102명의 임원이 275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이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SK증권 관계자는 “대고객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점 네트워크를 대형화 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에 있으며,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등의 추가 계획은 없다”며 “고통 분담하는 차원에서 리더들이 솔선수범하는 취지의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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