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실사결과 보고…가격협상 포함한 결단만 남겨져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하나금융그룹 최고경영진이 KDB생명보험 인수작업과 관련해 지난달 실사 결과를 보고 받고 인수 여부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영주 회장을 비롯한 하나금융그룹 최고경영진은 지난달 26일 KDB생명에 대한 실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르면 10월 안으로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하나금융그룹 최고경영진이 KDB생명보험 인수작업과 관련해 지난달 실사 결과를 보고 받고 의사결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DB생명보험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
특히 산업은행은 인수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에 이어 유상증자에 참여해 당분간 지분을 보유하며 2대 주주로 남겠다는 의사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이 산은의 5번째 매각 시도란 점에서 가급적 인수자 요구를 수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산업은행은 우선 구주 가격을 1000억원대로 하향 조정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추가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하나금융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증자에 동참키로 한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은행이 하나금융의 요구에 맞춰 부담을 줄여줄 경우 이번 M&A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
반면 하나금융이 인수 뒤 경영정상화를 위한 예상 자본 투입 규모가 계열사 편입에 따른 편익보다 크다면 인수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이번 인수계획과 관련해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무리해서 밀어붙이지 않을 것이란 원칙론을 제시한 바 있다.
하나금융이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지난 8월 공식 응찰하지 않은 채 인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무엇보다 매도자에 사전 제출한 LOI(인수의향서)도 없이 작업이 진행되는 만큼 최종 M&A가 불발되더라도 하나금융의 법적·재무적 부담은 없다.
투자금융업계에서는 하나금융에서 실사 결과에 대한 내부 보고를 마치고 조만간 산업은행과 가격협상 등 세부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결단만 남아있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더욱이 당초 7000억원대에 달했던 예상 매각가격이 대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보유한 구주 92.73%의 가격을 당초 20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절반 정도로 낮추고 유상증자에 참여해 2대 주주로 남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KDB생명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새 회계·건전성 기준에 맞춰야 하는데 지난 6월말 기준 RBC(지급여력) 비율이 67.5%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 턱없이 모자란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RBC비율을 맞추려면 가용자본을 1조3000억원이상 투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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