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리튬메탈 배터리용 고분자 전해질 개발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06-17 14:50:14
  • -
  • +
  • 인쇄
이온전도도 10배 늘려 상온에서도 구동…고속충전 성능∙화재 안전성 확보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SK온이 상온에서도 구동할 수 있는 리튬메탈 배터리용 고분자 전해질 공동개발에 성공했다. 고(故) 굿 이너프 텍사스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함께 이룬 성과다. 고체 배터리 성능 개선에 기여하고, 나아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SK온은 굿 이너프 교수의 제자인 하디 카니(Hadi Khani) 교수 연구팀과 신규 고분자 전해질인 ‘SIPE(single-ion conducting polymer electrolyte)’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굿 이너프 교수는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을 2배로 늘린 배터리 선구자다. 2019년 97세에 노벨화학상을 받아 최고령 노벨상 수상 기록도 세웠다. 2020년부터 SK온과 리튬메탈 배터리를 구현하기 위한 ‘고체 전해질’ 공동 개발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6월 별세 후 제자인 카니 교수가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해당 연구는 전기화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일렉트로케미컬 소사이어티(J. Electro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고분자 전해질은 가격이 저렴하고 제조가 용이해 차세대 고체 배터리 소재로 각광받는다. 하지만 산화물계, 황화물계에 비해 이온전도도가 낮아 70~80°C의 고온에서만 구동하는 점이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여겨진다.

SIPE는 이온전도도(*)와 리튬 이온 운반율(**)을 개선해 이를 해결했다. 기존 고분자 전해질 대비 상온 이온전도도를 약 10배(1.1x10-4S/cm)까지 끌어올렸으며, 리튬 이온 운반율 역시 0.2에서 0.92로 5배 가까이 늘렸다. 상온 구동이 가능한 배경이다.

리튬이온 전도도와 리튬 이온 운반율이 높아지면 배터리 출력 및 충전 성능 또한 향상된다.

실제 실험 결과, SIPE를 적용한 배터리는 저속 충방전(0.1C) 대비 고속 충방전(2C) 시 배터리 방전 용량이 77%로 유지됐다. 고체 전해질은 이온 전도도가 낮아 고속 충전 시 방전 용량 저하가 두드러지는데, 이를 최소화한 셈이다.

* C-rate(충방전율): 충전과 방전 속도를 나타내는 단위. 충전 시 1C는 전지용량 100%까지 1시간에 충전하는 속도를 의미

고체 전해질 계면(Solid Electrolyte Interphase) 안정성을 높여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음극으로 흑연이 아닌 금속 리튬을 사용해 에너지 밀도를 대폭 높일 수 있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고질적 덴드라이트 현상 해결이 필수적이다.

덴드라이트란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 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갈 때 음극 표면에 쌓이는 가지 모양의 결정체를 일컫는다.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저하시키는 원인 중 하나이다.

이 밖에도 SIPE는 높은 기계적 내구성을 갖춰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열적 안전성이 우수해 250℃ 이상 고온에도 견딜 수 있다. 차세대 복합계 고체 배터리에 적용할 경우 충전 속도와 저온 성능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경 SK온 차세대배터리센터장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고분자 전해질을 적용한 고체 배터리 개발에 한층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SK온은 신규 소재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차세대배터리 분야의 성장 기회를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등 두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각각 2025년, 2026년 파일럿(Pilot)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8년, 2029년에는 상용화 시제품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대전 배터리연구원에 건설 중인 황화물계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는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동훈
이동훈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컴투스, 3Q 매출 1601억 기록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컴투스는 올 3분기에 매출 1601억원, 영업손실 194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RPG, 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토대로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9% 증가한 5129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 9월 말 신작 출시를 앞두고 진행된 사전 마케팅 비용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영업이익은 감

2

에이에스이티-포엠일렉트로옵틱, 이차전지용 부품 베트남 수출 '업무협약'
[메가경제=정호 기자] 차세대 이차전지용 전고체전해질막 전문기업 에이에스이티가 본격적으로 베트남에 진출한다. 에이에스이티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포엠일렉트로옵틱 비나(4M Electro Optics Vina)와 전고체전해질막 제품의 현지 진출 및 전동화 산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협약식은 양사 주요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3

NH농협은행, '올원×페이스페이' 경품 이벤트
[메가경제=최정환 기자] NH농협은행은 오는 30일까지 NH올원뱅크에서 '올원뱅크+토스 페이스페이=?'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올원×페이스페이'는 얼굴과 결제수단을 미리 등록하면, 실물카드나 휴대폰 없이도 얼굴 인식만으로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한 간편 결제 서비스다. 이번 이벤트는 신규로 가입하고 결제 수단을 NH농협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