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의 '숨병', 만성폐쇄성폐질환 초기 증상과 유사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04-22 15: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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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차고 답답한 증상에서 시작해 심하면 신경 손상 유발 '치명적'
"기침, 가래 심하거나 가슴 통증 있을 경우 정밀 검사 받아야"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최근 넷플릭스에서 화제를 모으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주인공 아이유(이지은)의 엄마는 숨병으로 인해 이른 나이에 아이유 곁을 떠난다. 

 

숨병은 제주 해녀들이 반복적으로 깊은 바다를 오르내리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감압병의 일종이다.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에서 시작해 심할 경우 신경 손상까지 유발할 수 있어 치명적이다.

 

▲ 숨병은 만성폐쇄성폐질환 초기 증상과 유사해 조기 정밀 진단을 받아야한다. [사진=넷플릭스]

 

그런데 숨병과 같은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며, 치료가 늦어지면 신경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는 현대 질환이 있다. 바로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이다. COPD는 폐 기능이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호흡곤란이 점점 진행되며 심하면 심장 기능도 감소하게 된다.

◆ 초기 기침과 가래, 점차 숨쉬기 힘들어져

COPD는 처음에는 단순한 기침과 가래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유광하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초기에는 단순 감기 증상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점점 가래가 많아지고 호흡이 가빠지면 COPD를 의심해야 한다"며 "특히 기침, 가래가 심해지거나 숨이 차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질환은 시간이 지나면서 계단을 오르거나 가벼운 운동을 할 때조차 숨이 가빠지는 단계로 진행된다. 심한 경우에는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고, 저산소증으로 인해 손끝이 둥글어지는 ‘곤봉지’ 증상까지 나타난다.

◆ 흡연이 가장 큰 원인, 미세먼지도 위험


COPD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담배 연기 속 유해물질이 폐세포를 손상시키면서 호흡기 기능이 점점 나빠진다. 유 교수는 "COPD 환자의 80~90%가 흡연자일 정도로 담배가 주요 원인"이라며 "하지만 비흡연자라고 안심할 수 없다. 미세먼지나 유해가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도 COPD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기오염이 심한 환경에서 생활하거나, 광산·건설·화학공장 등에서 유해물질을 흡입하는 직업군에서도 COPD 발생률이 높게 나타난다. 유전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해외의 경우, 알파-1 항트립신 결핍(AATD)이라는 희귀 유전적 요인은 일부 환자에서 COPD를 유발할 수 있다.

◆ 흡입 치료제 효과적, 조기 진단이 관건

현재 COPD를 완전히 치료하는 방법은 없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유 교수는 "흡입형 기관지 확장제와 항염증 치료제가 COPD 치료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저산소증이 심한 환자들은 산소 치료가 필수적이다. 유 교수는 "산소 포화도가 낮은 환자는 장기 산소 치료(LTOT)를 통해 폐와 신체 조직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야 한다"며 "호흡 재활 프로그램을 병행하면 폐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말기 COPD 환자에게는 폐 용적 감소 수술(LVRS)이나 폐 이식이 고려될 수 있다. 다만,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이루어질 경우 수술 없이도 충분히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COPD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금연이 가장 효과적인 COPD 예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 교수는 "금연만으로도 폐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흡연자는 지금이라도 담배를 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COPD 예방과 관리에 필수적이다.


폭싹 속았수다 속 숨병은 과거 해녀들에게 치명적이었던 질환이지만, 현대에도 폐 기능을 위협하는 질병은 여전히 존재한다. COPD는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질환이다. 

 

유 교수는 "우리가 숨을 쉬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란 점을 기억하고, 폐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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