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회동...본격 대응 나서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나선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측이 제기한 중국계 사모펀드설을 재차 부인하며 한국 기업에 되팔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MBK와 손 잡은 영풍은 흑색선전에 불과하다며 최윤범 회장의 전횡을 막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영풍은 23일 입장을 내고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 매수하는 데 대해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약탈적 M&A가 전혀 아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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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각 사 제공] |
앞서 영풍은 MBK파트너스에 자사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절반과 1주를 넘기고, 고려아연 지분 약 7∼14.6%를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한 뒤 1대 주주 지위는 MBK파트너스에 돌아가게 된다.
영풍은 MBK에 대해 "대규모 공개 매수를 수행하고 고려아연을 발전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일각에서 'MBK는 중국 자본이며 인수되면 중국에 팔린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MBK 측은 이미 중국계 자본이라는 설에 대해서 반박한 바 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지난 19일 "우리는 외국계 펀드가 아니고, 2005년 한국에서 출범한 1세대 사모펀드"라며 "중국계라는 주장은 마타도어(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MBK파트너스 출자자는 중국 뿐만 아니라 캐나다와 한국 등 세계 연기금과 금융기관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MBK를 중국계 자본으로 보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김 부회장은 “펀드 출자자로 세계 각국의 연기금이 들어와 있고, 중국 비중은 5% 안팎”이라며 “투자하는데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업체에 매각할 수도 없고, 할 생각도 없다”며 “한국 대기업에 되팔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은 최 회장에 대해 "최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고려아연이 한화와 현대차그룹 등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자사주 상호 교환 등으로 16% 상당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켰다"며 "이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비례적 이익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그간 양사가 전략적으로 유지해 온 공동 원료 구매, 영업, 황산 취급 대행 계약 등 공동 비즈니스를 칼로 무 자르듯 끊어버렸다고 비판한다.
한편 고려아연 측도 MBK의 움직임에 본격 대응에 나섰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최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현재 고려아연 지분 7.75%(160만5336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 회장의 우호 세력(백기사)으로 분류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회동에 대해 한화그룹이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 측을 지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 회장은 MBK의 공개매수에 대항할 우군이 되어줄 협업 파트너를 국내외에서 확보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국내에서는 한화그룹 외에 LG화학, 한국앤컴퍼니 등이 거론되고 최근 일본 대형 종합상사 스미토모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지역본부를 둔 글로벌 기업 등을 두루 방문하면서 이들 기업과 사전 교감을 나눈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아연 사외이사 전원은 지난 21일 입장문을 통해 적대적 M&A로 규정하고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고려아연 경영진이 사외이사의 건전한 감시와 견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정도경영을 해왔다”며 “영풍이 사모펀드와 손잡고 공개 매수에 나선 것과 관련해 주주들의 이익 관점에서 사외이사 전원 합의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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