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지수보다는 업종, 업종보다는 종목 선택" 조언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의 답답한 장세를 이어가면서 증권가에서도 다소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2500선까지 밀려난 가운데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확인이 필요하고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와 미국 대선, 중동 정세 등의 다양한 변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달 30일 ‘월간 전략’ 자료를 내고 10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2480~2740선으로 제시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2500~2800선, 미래에셋증권은 2550~2750선을 10월 코스피 예상 밴드로 내다봤다.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2450~2750선, 2550~2800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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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
증권가에서는 본격적인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기업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에서도 미국 9월 ISM 제조업 지수 등 경제지표 발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설 등의 불확실성이 해소 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화 강세로 원화도 동반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수출주들의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오는 8일 예정된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까지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분기와 내년 기업 실적 이익 모멘텀 둔화로 지수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매출 성장과 물가 둔화에 따른 마진 개선 폭 제한으로 이익 둔화 사이클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과 금융투자소득세 등 정치적인 이슈들도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격적인 순매도를 단행한 여파로 주가 탄력이 상대적으로 좋지 못했다”며 “연준 금리 인하는 침체 불안을 완화하면서 증시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 불확실성과 3분기 실적 시즌 경계감 등이 증시 레벨업을 제한하는 박스권 장세를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지수보다는 업종, 업종보다는 종목 선택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주도 업종 중심의 상승보다는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바이오와 2차전지, 반도체 등 업종별 순환매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3분기 실적 시즌에서 기업들의 '어닝 쇼크'(실적 충격)가 예상된다는 게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비롯해 실적 부진 업종들의 이익 둔화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 하향 조정이 빨라지는 구간"이라며 "10월 코스피는 지수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어서 지수보다는 업종, 업종보다는 종목 관점에서 매매하기"를 권했다.
이웅찬 iM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내년의 그림도 좋지 않아 정치 리스크 완화까지는 다시 박스권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반도체주의 경우 이달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발표를 확인해야겠지만 일단 기대를 낮추고 트레이딩 정도로 대응하길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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