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 공개매수 요구 제안 관건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남양유업이 지난 4일 대법원 확정 판결로 60년 만에 총수 경영이 일단락되면서 경영권 정상화로 인한 기대감에 주가의 우상향 움직임이 확연하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으로 남양유업이 과거 주당 100만원 이상을 호가하던 '황제주' 명성을 10여 년 만에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고용 승계 여부와 지분 정리 과정 등 지배구조 개선을 향한 숙제가 아직 남아있어 언제든 급등락을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만만찮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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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유업 사옥 [사진=연합뉴스] |
남양유업의 경영권은 지난 4일 대법원이 원심 판결을 확정함에 따라 고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장남인 홍원식 회장으로부터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넘어가게 됐다.
한앤코는 홍 회장에게 지난 2021년 8월 주식양도 이행 소송을 제기해 2년 이상 분쟁을 지속해왔다. 지난 4일 대법원이 앞선 1‧2심에 이어 한앤코 손을 들어주며 남양유업의 60년 오너 일가 세습 경영은 종지부를 찍었다.
이에 한앤코는 즉시 남양유업 인수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그간 훼손됐다고 판단된 지배구조, 악화한 기업 이미지 개선 등 경영 정상화에 주력한다.
경영권 분쟁은 끝났으나 홍 회장과 한앤코 사이 손해배상청구소송 및 지분 정리 과정이 과제로 남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주식 시장에서는 이 같은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남양유업 주가가 지난 한 달여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달 중순 45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3주 만에 30% 이상 오르며 지난 5일에는 60만원대를 돌파했고, 같은 날에느 52주(1년) 최고가인 64만 5000원을 찍기도 했다.
이어 지난 9일 종가 59만 7000원을 기록했으며 10일에는 이보다 1.17% 내린 59만원에 장을 마무리했다.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온 이 회사 주가가 현재 숨 고르기를 하는 시점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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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유업 주가의 최근 성장세 [이미지=구글 파이낸스] |
남양유업은 앞서 불매운동 등 여러 파문이 있기 전인 2013년 기준 장중 116만원대를 웃돌며 황제주의 위용을 과시하기도 했었다.
이 회사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추락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7월로 당시 30만원대까지 떨어진 이후 최근까지 50만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남양유업이 최근 '오너 리스크' 해소로 주가 회복의 기반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경영권 정상화에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았다.
우선 가장 민감하게 여겨지는 고용 승계 문제가 경영권 인수 과정의 첫 단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앤코가 기존 남양유업 구성원들의 고용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온 만큼 부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한앤코는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앤코는 지난 2021년 남양유업 주식매매계약 당시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 기능을 맡는 이사회와, 업무를 수행하는 집행임원을 구분해 운영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에 더해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이 받아 들여질지도 관건이다.
남양유업 지분 3%를 보유한 차파트너스는 지난해 2월 주주제안을 통해 공개매수를 요구했다. 소액주주들도 주당 82만원의 한앤코 경영권 인수가와 같은 공개매수 기회를 갖게 해달라는 취지에서다.
이와 관련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해당 주주제안은 지난해 3월 부결됐었다"며 "차파트너스는 올해도 같은 제안을 내놨으나 이는 한앤코 측에 요청한 건이라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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