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4] 해외·다장르·IP '국내 게임 생존 전략 3법칙' 대두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11-18 17: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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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시장 '경쟁력' 하락...해외로 눈돌리게 된 배경
코로나19 이후 최대 관람객 수 경신, 변화 두드러져

[메가경제=정호 기자] 국내 게임 시장의 변화상이 올해 지스타2024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 17일 마무리된 지스타2024의 트랜드는 멀티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진출·다양한 장르·유명 IP를 통한 생존 전략으로 정리된다. 게임사의 해외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한 작품에 집중하는 것보다 다양한 장르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크기 때문이다. 

 

18일 게임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지스타를 방문한 관람객은 21만5000여명이다. 전년 19만7000여명 대비 9.1%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전환 이후 최대 방문객 수를 기록했으며 행사장 규모 또한 44개국, 1375개 게임사, 3359부스로 커졌다.

 

▲ 지스타2024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최대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사진=메가경제]

 

현장을 찾은 20대 초반 관객은 "올해 소개된 게임들은 그래픽과 콘텐츠 면에서 진일보한 것이 느껴진다"며 "예전과 비교해 보면 해외 게임에 견줄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객에 말은 국내 게임 시장의 승부처가 더 이상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게임의 그래픽과 콘텐츠적인 성장은 기본으로 깔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3분기 공시를 들여다봤을 때 연결기준 게임사 해외 매출 비중은 크래프톤 89.9%, 넷마블 77%, 넥슨 65%를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해외 매출이 큰 만큼 게임사들은 흑자를 이어갔는데 크래프톤은 3분기 7193억원, 영업이익 32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9.7%, 71.4% 증가한 수치다. 넥슨 또한 3분기 매출 1조2293억원, 영업이익 46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11% 성장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넷마블은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의 흥행에 힘입어 매출 6473억원, 영업이익 65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전년 대비 219억원 영업손실과 비교하면133% 높아진 수치다. 

 

해외 시장을 겨냥한 게임사의 잰걸음은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세계 게임 시장의 콘솔 비중은 25.1%이며 특히 북미와 유럽, 일본 등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네오위즈의 콘솔 액션RPG 'P의거짓'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며 국내에서도 콘솔 게임의 영향력이 커졌음을 드러냈다.

 

▲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게임의 그래픽, 콘텐츠적인 성장은 기본으로 깔릴 수밖에 없다.[사진=메가경제]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은 지난 14일 지스타 현장에서 "같은 빌드로 플랫폼만 달리한다고 해서 게임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으며 고객마다의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빌드를 약간씩 수정하고 많은 부분에 손이 들어간다"며 "모바일·PC·콘솔을 동시 출시하게 되면 개발 기간이 상당히 늦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넷마블에서도 70~80%도 멀티 플랫폼 전략에 따라 움직인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PC와 콘솔, 모바일 등 환경을 동시에 지원하는 크로스플랫폼은 올해 지스타에서도 두드러졌다. 소개된 다중 플랫폼 게임은 ▲넷마블,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몬길: STAR DIVE(스타다이브) ▲넥슨, 프로젝트 오버킬·환세취호전 온라인 ▲웹젠, 테르비스·드래곤소드 ▲크래프톤, 딩컴 투게더 ▲펄어비스, 붉은사막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이다. 게임사들의 이 플랫폼 확장 노력은 다양한 구동 환경을 갖추는 것이 곧 글로벌 경쟁력이 된 상황을 방증하는 셈이다.

 

플랫폼 외로도 개개인별 게임 이용자의 게임 선호 장르가 뚜렷해지며 실질적인 다운로드·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게임사는 한 장르의 치중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라인업을 통한 수익 파이프라인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센서타워 게임 인텔리전스 추정치를 살펴보면 5년간 한국 모바일 게임 매출에서 전략 시뮬레이션, 퍼즐을 비롯한 비주류 장르가 강세를 보였다. RPG는 2020년 78.8%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56.2%대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방치형 RPG는 1.7%에서 16%까지 크게 뛰었다.

 

▲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은 지난 14일 지스타 현장에서 "같은 빌드로 플랫폼만 달리한다고 해서 게임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사진=넷마블]

 

올해 지스타에서는 MMORPG를 밀어내고 액션 RPG 장르가 특히 강세였다. 시연작으로는 ▲넷마블,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몬길: STAR DIVE(스타다이브) ▲넥슨, 퍼스트 버서커: 카잔·프로젝트 오버킬 ▲웹젠, 드래곤소드 등이 마련됐다.

 

액션 RPG 외로 소개된 타 장르는 ▲크래프톤, 인생 시뮬레이션 'inZOI(이하 인조이)'·오픈월드 생활 시뮬레이션 '딩컴 모바일'·밀리터리 슈팅 게임 '프로젝트 아크' ▲펄어비스, 오픈 월드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핵앤슬래시 로그라이크 '발할라 서바이벌'·서브컬처 육성 시뮬레이션 '프로젝트 C(가칭)'·PC, 콘솔용 루트슈터 '프로젝트 S(가칭)·MMORPG '프로젝트 Q(가칭)' 등을 찾아볼 수 있었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2~3년 전만 해도 모바일 게임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붉은사막', '인조이', '퍼스트 버서커: 카잔' 등 PC·콘솔 타이틀이 많이 늘어나는 게 눈에 띈다"고 평하기도 했다.

 

새로운 신작만큼 기존 IP를 활용한 라인업도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올해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이하 나혼렙)'는 게임성, 창작성, 대중성 등에서 최고 점수를 받으며 IP파워를 입증했다. 이번 수상까지 합해 동명의 웹소설·웹툰을 기반으로 개발된 나혼렙은 141개국 다운로드 1위, 글로벌 21개국 매출 1위, 글로벌 105개국 매출 톱 10에 기록을 더했다.

 

결국 넷마블은 지난 5월에 출시된 이 신작을 통해 글로벌 5000만 이용자를 확보하며 수익·인지도 면 모두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모습이다.

 

▲ 지스타는 올해 20주년을 맞이하며 장수 행사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사진=메가경제]

 

지스타에서도 오래되거나 유명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들이 소개된 배경으로도 정리된다. 넥슨은 1997년에 첫 출시된 27년된 IP인 '환세취호전'을 수집형 RPG로 선보였다. 넷마블은 동명의 유명 드라마 '왕좌의 게임'과 2013년 출시한 '몬스터 길들이기' 시리즈의 후속작의 체험할 수 있도록 부스를 구성했다. 펄어비스는 2014년 출시돼 10년간 서비스한 장수 MMORPG의 후속작으로 '붉은사막'의 시연작을 공개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인지도 있는 IP를 이용해 게임을 만드는 시도는, 기존 인지도를 활용해 유저의 관심을 유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게임이 흥행하는 비결로 만화책·드라마·영화 등의 요소를 콘텐츠로 잘 녹여내는 것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스타는 올해 20주년을 맞이하며 장수 행사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은 "20번째 지스타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노력해주신 참가사, 유관기관, 참가자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며 "지스타를 사랑해 주시고 아껴주신 마음으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만큼 성원에 보답하고자 앞으로도 늘 꾸준히 발전할 수 있는 지스타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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