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부총리, 임명 35일만에 사퇴..."학제개편 등 모든 논란 제 불찰"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8-08 22:49:49
  • -
  • +
  • 인쇄
김인철 후보자 이어 또다시 낙마...교육부 장관 5번째 단명
尹정부 장관 첫 사임...깜짝발탁 후 자질논란 속 청문회 없이 임명
尹 교육개혁 동력에 타격 불가피...학제개편안 폐기 수순 밟을 듯

‘만 5세 입학’ 발표 이후 반발 여론에 직면했던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결국 임명 35일만에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박 부총리는 8일 오후 5시30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 부총리는 “제가 받은 교육의 혜택을 국민께 되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달려왔지만 많이 부족했다”며 “학제개편 등 모든 논란 책임은 저에게 있으며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한다”고 말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박 부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을 재가한 다음 날인 지난달 5일 임명장을 받고 취임식을 했다. 임명 재가일로부터 35일만에 사퇴한 것이며, 사퇴일까지 재임한 기간으로 계산하면 36일간 일한 셈이다. 역대 교육부 장관 평균 재직 기간은 1년 3개월이다.

이로써 그는 역대 교육부 장관으로는 다섯 번째 단명한 장관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무위원 첫 사임 사례가 됐다.

아울러, 최장수 교육부 수장 직후 단명 장관이라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교육부 수장이었던 유 전 부총리는 2018년 10월 2일부터 문 전 대통령의 임기 최종일인 올해 5월 9일까지 3년7개월(1316일) 동안 재직했다.

박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1년 하향하는 내용을 담은 학제개편 추진안을 내놓은 뒤 학부모와 교육계, 정치권으로부터 거센 반발에 부딪혔고, 외국어고 폐지 방안까지 졸속 추진 논란이 일면서 그간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최근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윤 대통령이 학제개편안과 관련해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박 부총리를 인적 쇄신 카드로 꺼내면서 사실상 경질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첫 여름휴가를 마치고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행한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질의응답) 당시, 박 부총리 등 인적 쇄신에 관한 질문에 “모든 국정동력이라는 게 다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 국민들의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잘 살피겠다”고 답했다.

앞서 박 부총리는 윤 정부 출범 직전에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이 ‘풀브라이트 장학금 아빠찬스 의혹’ 등 각종 논란 끝에 자진 사퇴한 뒤 깜짝 발탁됐다.

그러나 만취 음주운전, 논문 표절 의혹, ‘조교 갑질’ 의혹 등 각종 논란이 제기되면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럼에도 국회 구성이 늦어지면서 인사청문회 없이 지난달 5일 취임했다.

박 부총리가 결국 사퇴함으로써 윤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강조한 교육개혁의 동력도 크게 약화하고, 논란의 중심이 됐던 학제개편안도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류수근 기자
류수근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강원랜드, 세계 최초 AI 기반 ‘카운트룸 자동화 로봇시스템’ 본격 가동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강원랜드(대표이사직무대행 최철규)는 지난 9월부터 세계 최초로 AI와 로봇 기술을 결합한 ‘카지노 카운트룸 자동화 로봇시스템’을 도입해 2개월의 안정화 과정을 거쳐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이번 시스템은 슬롯머신과 게임 테이블에서 수거된 현금을 로봇이 자동 회수해 이송·계수·검사·포장까지 수행하는 첨단 설비다. 이를 통해

2

한국마사회, 자체 개발 DNA 검사기술로 말산업 경쟁력 강화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도핑검사소는 전라남도교육청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2025년 대한수의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 한국말수의사회 심포지엄(Symposium 16)에서 경주마 친자감정 검사법 최적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이번 연구는 경주마 혈통 관리의 과학적 신뢰도 제고와 해외 상용기술 의존 탈피, 그리고 국내

3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훈훈한 결혼식 지원… 10년째 ‘제주와의 상생 약속’ 이어가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과 다문화 부부를 위해 결혼식 지원 사업에 나서며 ‘제주와의 상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7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제주신라호텔은 최근 서귀포시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사랑의 결혼식’에 참여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 두 쌍에게 숙박과 식사, 축하 케이크 등을 지원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