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 속 중금리대출고객 확보·건전성 유지 관건
인터넷전문은행 최초 신용카드업 인가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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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는 토스뱅크의 홈페이지 [사진=토스뱅크 홈페이지 메인화면] |
세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홍민택 대표가 차별화를 이룰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홍 대표는 파격적인 상품을 통한 초반 공격적인 영업 추진과 함께 연말까지 금융당국에 약속한 중금리대출 목표치 달성, 여신 건전성 유지 등 풀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지난 2017년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4년 만에 등장하는 은행으로, 금융 산업 전반의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토스뱅크는 오는5일부터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은행 앱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별도의 앱을 출시하지 않고 기존 토스 앱에 은행 서비스를 담아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직관적이고 편리한 간편송금서비스인 토스의 혁신적인 사용자경험(UX)과 노하우를 은행서비스에도 그대로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초반 기세는 예사롭지 않다. 만 17세 이상 전체 토스 사용자를 대상으로 사전신청 접수를 받기 시작한 토스뱅크에는 지난 10일 접수 첫날에만 20만명의 고객이 몰렸고, 3일 만에 신청자 50만 명을 돌파했다. 토스뱅크는 수시 입출금통장에 조건 없이 연 2% 금리를 제공한다. 이는 시중은행(연 0.2~0.3%)과 비교하면 이자율이 10배에 달한다.
체크카드도 매달 최대 4만6500만원의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체크카드의 경우 커피숍이나 편의점 등 생활밀착형 가맹점에서 결제 시 카테고리별로 300원씩, 매월 최대 4만65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해외에서 사용할 경우에는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사용한 금액의 3%를 캐시백해주며, 국내외 현금입출금기(ATM) 수수료도 면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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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토스뱅크 제공 |
아울러 토스뱅크는 홈페이지를 통해 대출 상품 라인업과 조건을 공개했다. 마이너스대출, 비상금대출과 신용대출 세 종류가 공개됐는데, 신용대출의 한도는 최대 2억7000만 원, 금리는 연 2.76~15.00%로 책정됐다. 마이너스통장은 최대 1억5000만원까지, 이자는 연 3.26~11.47% 수준이다. 소액 마이너스통장 형태인 비상금대출은 50만~300만원을 연 3.56~14.92% 금리로 빌릴 수 있다.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조건은 업계에서도 파격적인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평균 금리는 연 3.07~3.62%였으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각각 연 4.95%, 연 4.27% 수준이었다.
여기에 최근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발맞춰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있는 점도 토스뱅크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이 급한 대출 수요자를 토스뱅크가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출범 첫해인 만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피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의 신용카드업 진출도 주목할 부분이다. 토스뱅크는 하반기 신용카드업 인가를 받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카드업 진출은 처음이다.
토스뱅크는 신용카드업 영위를 통해 고객과 가맹점 인프라를 비롯해 막강한 결제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 여기에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대에 카드 결제 정보를 빅데이터화하고 분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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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지난 6월 9일 금융위원회의 토스뱅크 은행업 본인가 결정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토스뱅크] |
출범을 앞두고 이같은 토스뱅크의 공격적 행보에는 홍 대표의 의지가 담겨있다.
오는 5일 출범 당일 토스뱅크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토스뱅크가 선보일 비전과 전략, 상품, 증자계획 등을 홍 대표가 직접 나서 온라인에서 설명한다.
홍 대표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포용과 혁신의 은행을 표방하는 만큼 중·저신용자를 포함해 더 많은 사람들이 1금융권의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우선 1100만명의 월간 활성유저를 가지고 있는 토스앱 사용자들을 전환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토스뱅크는 수시 입출금통장에 조건 없이 연 2% 금리를 제공키로 했는데, 인터넷전문은행 후발주자로서의 수신액 확보 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실상 예대마진을 포기하고 출혈경쟁을 선언한 셈이다.
중금리대출 취급 목표도 여타 인터넷전문은행 보다 공격적이다. 앞서 토스뱅크는 금융당국에 올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잔액기준) 목표 비중을 34.9%로 제시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목표치가 21.5%, 20.8%라는 점을 감안하면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토스뱅크는 내년 말까지 중금리 신용대출 비중을 42%로 끌어올리고, 2023년 말에는 44%까지 높일 계획이다.
그러나 문제는 출혈 마케팅과 고위험 여신 취급으로 서비스의 시장 안착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출범 초기 예금이나 대출서비스에 대한 제한, 당국의 직·간접적인 규제가 적지만 여타 은행과의 차별성을 보이지 못한다면 중장기적 성공가능성은 불투명해진다. 또, 원활한 자본금 확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익성과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질 수 밖에 없다.
토스뱅크는 현재 2500억원 수준의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1조원 규모의 자본금을 확충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바 있지만, 주주들 간 합의가 원만히 이뤄질지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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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스뱅크 주주사들 [자료=토스뱅크 제공] |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금리대출은 대출금리 수준이 높은 대신 대손부담 또한 크기 때문에 정교하고 고도화된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한 신용리스크 관리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초반 토스뱅크의 파격적 혜택에 대해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공격적 중금리대출목표에 대해서도 신중한 시각이다. 높은 비중 유지를 위해 상당한 비용과 댓가가 치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토스뱅크 역시 앞선 인터넷은행들 처럼 초반 적자 경영이 예상된다"면서,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빠른 성장이 예상되지만 차별화와는 별개로 당국이 요구하는 건전성 관리, 금융소비자 보호, 내부통제 시스템 등의 인프라를 얼마나 탄탄히 구축하느냐가 초반 성패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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