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애플 쇼크’, 세계경제 재앙의 시작일 수도

김기영 / 기사승인 : 2019-01-06 16: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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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김기영 기자] 새해 벽두부터 ‘애플 쇼크’에 세계가 놀랐다. 가장 크게 놀란 곳은 증시다. 애플이 한차례 기침을 하자 미국 증시에 이어 세계 주요 증시가 일제히 감기에 감염된 듯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애플발 쇼크의 요지는 지난 2일 애플이 2019회계연도 1분기(우리 기준으로는 2018년 10~12월)의 매출 추정치를 5~9% 낮춰 잡는다고 발표한 것이었다. 애플은 당초 해당 기간 동안 890억∼930억 달러(약 99조9000억∼104조4000억원)의 매출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예상 매출액을 840억 달러(약 94조3000억원)로 하향조정한 것이다.


애플이 생각보다 낮은 전망치를 제시하자 일제히 세계 증시는 쇼크를 직면했다.  [사진=연합뉴스]
애플이 생각보다 낮은 전망치를 제시하자 일제히 세계 증시는 쇼크를 직면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뉴욕증시가 폭락하면서 호된 홍역을 치렀다. 애플의 주가가 폭락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불과 한달 사이에 1위에서 4위로 급락했다.


뉴욕증시의 혼란은 고스란히 한국과 일본 증시 등 사방으로 전파됐다. 한국 증시에서는 3일 코스피 지수가 2000선 아래로 무너지며 2년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그 다음날 일본 증시도 주가가 급락한 상태에서 새해 첫장을 열어야 했다.


애플발 쇼크가 예사롭지 않게 여겨지는 이유는 그 뿌리를 ‘차이나 쇼크’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1년여 이어져온 미·중 무역전쟁은 아직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난제 중의 난제다.


미·중 무역전쟁은 당장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지난해 6% 중반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경제는 올해 더 큰 시련을 겪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 여파로 미국은 물론 우리의 제조업 등이 동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작년 연말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새해에도 세계경기에 여전히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작년 연말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새해에도 세계경기에 여전히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며 재정 지출 확대, 감세 등의 정책을 펼친 덕에 증시 부양에 성공한 듯했으나, 최근 들어 애플 쇼크와 함께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실감해야 했다.


여기에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문제로 셧다운 여파까지 가세함에 따라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0.1~0.2% 정도 추가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불안 요인은 역시 기약 없이 이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이다. 갈등이 장기화하자 시장에서는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일본 엔화와 금값이 연초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의 금리가 1년만의 최저 수준으로 급락(채권 값 상승)한 점도 예사롭게 보아넘길 수 없는 일이다.


이 모두가 시장이 느끼는 불안감을 대변하는 현상들이다.


상황이 이러니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속성을 지닌 시장이 주식 등의 자산을 선호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최근의 시장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중국의 제조업 경기를 얼어붙게 했고, 그게 부메랑이 되어 미국 경제를 타격하면서 전세계 경기까지 위축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더 혹독한 시련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 경기의 위축 정도는 각종 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2월 차이신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49.7를 기록하며 2017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 위축 구간에 진입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신년 서한을 통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가 최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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