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초점] 국민은행 19년만에 파업… 찬반 엇갈린 이유는?

강한결 / 기사승인 : 2019-01-08 11: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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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KB국민은행이 19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 측은 "오늘 파업은 경고성 파업일 뿐"이라며, "앞으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이달 말 추가 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업점 600여 곳이 사실상 멈춰 서게 됐고 이용자 불편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국민은행 노조는 오전 9시 서울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파업 선포식을 열면서 공식적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국민은행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는 건 2000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당시 파업 이후 처음이다.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 KB국민은행 지부 조합원들이 총파업 선포식에 앞서 구호를 연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 KB국민은행 지부 조합원들이 파업 선포식에 앞서 구호를 연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전일 밤 노조 추산 약 1만명, 사측 추산 약 6000명은 이 곳에 모여 파업 전야제를 열기도 했다. 노조 추산으로는 국민은행 전직원의 절반 정도가 참여한 셈이다.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 3시쯤까지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파업 관련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전날 오후 11시께 국민은행 노사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페이밴드(호봉상한제), 성과급 등의 핵심 쟁점을 놓고 최종협상에 돌입했지만 끝내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양측은 사실상 최종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놓고는 노사가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상황이다.


성과급의 경우 노조의 요구가 상당 부분 관철됐다. 사측은 임단협을 시작하면서 ‘ROE(자기자본이익률) 연동 성과급 기준을 마련하자’면서 기준을 ROE 10%로 제안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국민은행 ROE가 10%를 넘긴 적이 없다 보니 노조 반발에 부딪혀 일찌감치 제안을 철회했다. 노조의 보로금 300% 지급 요구에 대해 사측은 보로금과 시간외수당을 합쳐 250% 수준을 제시했다.

사측은 파업에 임박해 또 한 번 양보했다. 허인 행장은 임직원 담화를 통해 “페이밴드 논의 시작 및 임금피크 진입시기 단일화와 함께 최종적으로 보로금에 시간외수당을 더한 300% 지급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조건부 제안’을 이유로 거부했지만 성과급 규모 자체에 대한 불만은 크지 않았다.

페이밴드 역시 사측이 고집을 꺾었다. 사측은 2014년 이후 직원에게만 적용중인 페이밴드를 전직급으로 확대하자고 했다가 결국 “앞으로 시간을 두고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노조는 페이밴드 완전 폐지 주장을 고수했다.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일원화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노사가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했다. 국민은행은 부장·지점장과 팀원급 간 임금피크 진입시기를 다르게 운영해 왔다. 부장·지점장급은 만 55세 생일 후 다음달 임금피크에 진입하고 팀장급 이하는 다음해 1월1일부터 진입했다. 사측은 이를 일원화하기 위해 팀장급 이하의 경우 임금피크 진입 시기를 평균 6개월만 연장하자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에 응하되 팀장급 이하 직원들의 ‘6개월 재택근무’와 관련 수당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은행 파업 전 국민은행 노조는 승진 없이는 임금 상승도 없는 페이밴드 폐지와 석 달 치 월급에 해당하는 보너스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국민은행 파업을 보는 국민들의 입장은 다양하다. 파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국민은행 노조의 요구가 상대적 빈곤감을 조장한다고 말한다. 또 노조가 주장하는 “직원들에게 환원되어야 할 이익”은 결국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날 홈페이지에 대고객 안내문을 올려 “8일(화요일)은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영업점 이용 시 혼잡이 예상된다”고 공지했다. [사진= KB국민은행 홈페이지 화면 캡처]
국민은행은 8일 홈페이지에 대고객 안내문을 올려 “8일(화요일)은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영업점 이용 시 혼잡이 예상된다”고 공지했다. [사진= KB국민은행 홈페이지 화면 캡처]

국민은행은 이날 홈페이지에 대고객 안내문을 올려 “8일(화요일)은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영업점 이용 시 혼잡이 예상된다”고 공지했다.


국민은행은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자동화기기는 정상적으로 이용 가능하다”면서 “영업점 업무의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전국 영업점 운영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등 고객 불편 최소화에 나섰다. 노조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은 전국 1058개 영업점의 문을 열었다.


다만 일부 영업점에서 업무가 제한될 수 있어 거점점포,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정상 운영을 통해 고객 불편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거점점포의 경우 영업점 규모와 고객의 접근 편의성을 고려해 총 411개점(서울 145개, 수도권 126개, 지방 140개 등)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영업장 혼잡, 대기시간 증가 등에 대비해 본부 직원 등을 영업 현장에 파견해 업무처리를 지원한다. 주택구입자금대출, 전세자금대출, 수출입·기업 금융업무 등 영업점에서 일부 제한이 발생할 수 있는 업무는 거점 점포를 이용하면 된다.


이날 영업시간 중 발생하는 금융수수료는 면제된다. 은행거래수수료 중 타행송금 수수료 등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 창구 거래에서 발생하는 제증명서 발급수수료, 제사고신고 수수료 등 수신과 여신 관련 수수료, 외화수표 매입 등 외환 관련 수수료 등 면제 대상이다.


19년만에 파업에 돌입한 국민은행은 노조원들은 다시 업무에 복귀한다. 하지만 그들의 요구 내용들이 파업의 정당성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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