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상식] 잠복기·증상·전염력·감염과정·치사율...사막흑멧돼지·물렁진드기가 원인감염숙주

유지훈 / 기사승인 : 2019-09-17 17: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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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유지훈 기자] 설마했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하며 정부와 지자체는 방역 비상이 걸렸고 양돈농장과 관련 업계는 그에 따른 피해 우려에 출렁이고 있다.


당장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 현재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당 6천62원으로 전날(4천558원)보다 32.9%나 급등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어떤 병이기에 이처럼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폐사율 최대 100%"라는 말만 들어도 그 위험성과 피해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 우려된다.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 처음으로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 처음으로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지난 7월 농림축산식품부의 긴급행동지침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African swine fever)은 출혈열을 유발하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다양하고 모든 연령의 돼지에 영향을 미치는 전염성 바이러스 성 질병이다.


특히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성 돼지 질병으로, 급성의 경우는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 현재까지 개발된 치료법과 백신은 없으며, 국내에서도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독특한 DNA바이러스인 ASF의 병인체는 과거에는 그 형태적 유사성 때문에 이리도바이러스과(Iridoviridae)로 분류됐다.


그후 폭스 바이러스과(Poxviridae)의 바이러스와 보다 유사한 성상을 갖는다는 사실 등의 해석이 진행됐고, 현재는 ASF 유사 바이러스와의 유일한 멤버인 아스파바이러스과(Asfarviridae) 중 1종의 바이러스로 분류되고 있다.


ASF가 발병하면 소규모 농가에서 대규모 농장에 이르는 양돈 산업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생 국가에서 식량 안정성 확보를 위협하는 사회 경제적 중요성을 갖는 질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이 질병은 빠르게 국제적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중요한 국가 간 전파 동물 질병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통상 ASF의 잠복기는 4~19일 사이이고 몹시 급한 ‘심급성’이나 ‘급성’의 임상 증상을 보인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병인체.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병인체.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심급성의 경우, 돼지는 아무런 전조 증상 없이 폐사하고 폐사 돼지가 발견되고서야 비로소 이상을 알아차린다. 이때 돼지는 옆으로 눕는다.


급성의 경우, 돼지는 지속적으로 42℃ 이상의 고열을 나타낸다. 원기가 없고 식욕부진이 있다.


발열 때문에 돼지는 그늘과 물을 요구하고 무리지어 겹쳐져 있다. 운동을 싫어하고 피부가 흰 돼지에서는 귀나 복부, 뒷다리에 청색증이 보인다. 농양(고름) 또는 점액 모양의 눈곱과 콧물도 보인다.


복통에 의해 등을 활처럼 구부리는 증상도 나타낸다. 거동 불안이나 옆구리를 차는 이상 운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구토는 일반적인 증상 중 하나이다. 또 점액 혈변 또는 피섞인 설사 때문에 돼지 꼬리나 회음부가 더러워진다. 반대로 변비가 될 수도 있다. 보통 뒷다리의 운동 실조가 있다.


호흡 곤란으로 입 및 콧구멍에는 가끔 출혈성 거품 액체가 보인다. 많은 증례에서 인정 되는 주요 폐사 원인은 폐부종에 의한 것이다. 더 오래 살아남은 돼지가 경련 등 신경 증상을 나타낸다. 점막이나 피부에는 점상 출혈이 보인다. 임신 중인 돼지는 임신 시기에 상관없이 유산이 일어난다. 임상 증상의 경과는 일반적으로 2~7일로 짧지만 이보다 긴 것도 있다.


치사율은 100%에 가깝다. 회복된 것처럼 보여도 재발하여 폐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주요 임상증상. 사진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아프리카돼지열병 주요 임상증상. 사진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홍보리플렛.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앞에서 설명한 임상증상들을 항상 전부 다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질병의 초기단계나 소수의 돼지만이 감염된 경우에는 임상적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실험실적으로 확진되기 전까지는 어떠한 진단도 단정해서는 안된다.


ASF바이러스 감염 후 사육돼지는 임상 증상을 나타내기 전 24~48시간에 감염성 바이러스를 배출한다.


급성기에는 대량의 바이러스가 모든 분비액이나 배설물을 통해 배출되며 고농도의 바이러스가 조직이나 혈액에 포함돼 있다.


급성 증상을 보이고도 돼지가 감염 이후 수개월 간 살아남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돼지는 30일 이후 바이러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낮은 병원성의 ASF 바이러스주에 감염된 돼지는 감염 후 70일 이상 동안 감염력이 지속될 수 있다.


ASF바이러스는 적절한 단백질 농도가 유지되어 있는 환경에서는 광범위한 온도와 pH(수소이온농도)에서 안정 상태를 유지한다.


이 바이러스는 혈청 내에서는 실온에서 18개월, 냉장고에서는 6년, 혈액 내에서는 37℃에서 1개월간 감염성을 잃지 않는다.


그러나 70℃에서 30분간 가열하면 불활화(감염력을 잃음) 된다. 실험실에서는 -70℃에서 무기한 불활화되지 않으나 –20℃에서는 불활화 된다. 단백질 매체가 없는 경우에는 생존율이 감소한다.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아프리카돼지열병 농장 유입방지. 사진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홍보리플렛.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ASF바이러스가 냉장된 고기에서 최소 15주 간, 가열하지 않고 훈제 등의 처리로 만든 햄이나 소시지 등의 돼지고기 가공품은 3~6개월 동안 긴 감염성을 계속 갖는다.


만약 돼지가 가열되지 않은 돼지고기와 건조 훈제된 고기 등을 섭취할 경우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남은 음식물, 특히 항공기나 선박의 주방 쓰레기에서 유래한 음식물 쓰레기는 이 병의 국제 전파 감염원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감염된 돼지고기를 대량으로 포함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는 전파원이 될 가능성이 높고, 지금까지 이 질병 발생에서 대부분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만큼 장기간 보존할 수 있는 전통적인 조리 방법이 사용되고 있는 경우 조리하고 남은 오염된 돼지고기를 포함한 음식찌꺼기를 돼지에 주는 것은 더 위험성이 증대될 것으로 생각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과 동물 종만이 감염에 대한 감수성(감염될 수 있음)이 있다. 사육돼지는 높은 감수성을 나타내고 품종, 나이, 성별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중앙 아프리카 지역에서 사육되고 있는 특정 돼지(사육돼지)는 ASF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예상보다 높은 생존율을 나타낸다. 이 집단 내 돼지 중 높은 비율의 돼지가 ASF에 대해 혈청학적으로 양성을 보인다.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일시 이동중지 명령 발동.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이런 점을 감안하면, 약 400-500년전 이베리아반도에서 아프리카로 유입된 돼지로부터 유래된 돼지가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적 저항성을 획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람은 ASF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전역에 서식하는 사막흑멧돼지와 물렁진드기 사이가 감염고리로 여겨지고 있다.


야생 돼지와 유럽 멧돼지는 ASF에 똑같이 취약하다. 가축 돼지는 우연숙주인 반면, 물렁진드기는 바이러스의 천연숙주이자 보유숙주이다.


사막흑멧돼지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만 임상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서식지에 있는 물렁진드기와 함께 지내게 된다.


이 때문에, 이 질병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사르데냐의 이탈리아 지중해 섬, 코카서스와 동부 유럽의 지역에서는 풍토병으로 간주된다.


ASF의 국가 간 확산에 대한 매우 높은 잠재력은 2007년 코카서스에서의 발병, 러시아에서 동부유럽으로 점진적인 전파로 입증되었다.


ASF 유행 중에 일어나는 돼지 사이의 전파는 감염 돼지의 배설물이나 분비액과 접촉에 의한다.


감염 경로는 보통 입이나 호흡기 감염이다. 공기를 통한 비말 감염은 매우 짧은 거리 사이에서나 일어난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숙주들. A 사육돼지, B 야생멧돼지(유럽형), C. D.E 아프리카야생돼지, F 물렁진드기.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숙주들. A 사육돼지, B 야생멧돼지(유럽형), C. D.E 아프리카야생돼지, F 물렁진드기.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


환경에 바이러스가 고농도로 오염된 경우에는 오염된 차량, 기구 및 의류 등을 통한 간접 접촉 감염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소독이 불충분한 주사 바늘을 이용하거나 주사 바늘을 교환하지 않고 돼지열병에 대한 백신 주사나 돼지 단독과 같은 세균성 질병의 치료를 실시할 때 의원성 감염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


ASF와 감별진단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병은 ‘돼지콜레라’로 알려진 돼지열병(CSF, Classical swine fever)이다.


돼지열병은 ASF처럼 다양한 임상증상 또는 임상형을 나타낸다. 급성 돼지열병은 임상증상과 부검 소견이 급성 ASF와 거의 일치하고 높은 폐사율이 특징이기도 하다.


돼지열병과 ASF를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실험실적 확인을 통해서이다. 최종 확진이 나올 때 까지 돼지열병에 대한 백신접종을 실시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백신 접종 기간 중에 제대로 훈련이 안된 접종요원들에 의해 ASF가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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