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인 줄 알았는데 고혈압 이라고?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06-09 07:47:30
가면·백의 고혈압, 조기 발견과 생활관리 중요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병원에서는 정상으로 나타났지만 일상에서는 고혈압이 의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가면고혈압과 백의고혈압처럼 병원 외 환경에서 혈압이 달라지는 현상은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있어 사전 인식과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50대 남성 A씨는 건강검진센터에서 측정한 혈압은 정상이었으나 심장 초음파에서 심장비대, 경동맥 두께 증가 등의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 심장혈관내과 진료 후 24시간 활동혈압검사(ABPM)를 실시한 결과, 일상 중 평균 혈압이 높아 고혈압 진단과 함께 약물치료가 권고됐다.
 

▲ 오민석 분당제생병원 심장혈관내과 과장이 환자를 진료하고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병원에서 혈압은 정상이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고혈압인 상태를 ‘가면고혈압(masked hypertension)’, 반대로 병원에서는 높지만 일상에서는 정상이면 ‘백의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이라 부른다. 두 질환 모두 국내 유병률이 약 10%에 달하며, 당뇨병 등 고위험군에서는 20~30%까지 보고된다.

분당제생병원 오민석 심장혈관내과 과장은 “가면고혈압은 평균 혈압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혈압을 여러 번 재서 가장 낮은 수치를 ‘내 혈압’이라고 믿는 경향에서 비롯된다”며 “특히 아침 혈압은 높고 밤에는 낮은데, 특정 시간대만 측정하거나 긴장이 덜한 환경에서 측정한 값만 신뢰할 경우 진단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반면, 백의고혈압은 병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긴장감이나 불안감으로 인해 혈압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다. 오 과장은 “병이 있을까 걱정하거나 병원에 오자마자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경우가 많다. 커피 섭취나 흡연도 혈압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과장은 이어 “가면고혈압은 실질적인 고혈압임에도 치료가 지연되기 때문에 심혈관계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며, 백의고혈압 역시 장기적으로 고혈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는 2019년 631만7,663명에서 2022년 727만3,888명으로 최근 5년 새 약 15% 증가했다. 고혈압은 심부전, 심근경색, 뇌졸중, 혈관성 치매 등 중증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가면고혈압이나 백의고혈압 여부를 확인하려면 가정에서의 혈압 측정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필요 시 의료기관에서 24시간 활동혈압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가정에서는 휴식 후, 카페인·흡연·운동을 피하고 측정하는 것이 정확한 결과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오 과장은 “고혈압은 대부분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혈압이 높게 나왔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고 약물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약을 복용 중이더라도 자가 측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혈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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