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수익성 추락에 재승인까지 표류…홈쇼핑 업계 한숨 깊어진다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7-15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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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승인 유효기간 만료 3개월 지났지만 심사 일정 미정
방송매출 2012년 이후 최저·영업이익 2009년 수준…송출수수료는 2조4000억원 넘어
업계 "재승인·규제 개선 함께 추진해야 산업 경쟁력 회복 가능"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홈쇼핑업계가 재승인 심사 지연과 실적 부진, 송출수수료 부담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사업자들의 재승인 유효기간이 만료된 지 석 달 가까이 지났지만 심사 일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영업에는 당장 문제가 없지만 투자와 신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데다 산업 전반의 수익성까지 악화되면서 업계는 재승인 절차와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T커머스 사업자들은 현재까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로부터 재승인 심사 일정이나 세부 절차에 대한 공식 안내를 받지 못했다. 재승인 유효기간은 지난 4월 18일 만료됐다.

 

▲ 홈쇼핑업계가 재승인 심사 지연과 실적 부진, 송출수수료 부담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사업자들의 재승인 유효기간이 만료된 지 석 달 가까이 지났지만 심사 일정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진=챗GPT 이미지 생성]

 

방송법상 재승인을 신청한 사업자는 최종 처분이 내려질 때까지 기존 승인 효력이 유지된다. 이에 따라 현재 방송 송출이나 상품 판매 등 영업에는 제약이 없으며, 소비자 서비스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재승인 심사가 장기간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사업 방향을 결정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경영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실제로 홈쇼핑업계에서는 방미통위로 관련 업무가 이관된 이후 심사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원회 구성은 완료됐지만 다른 현안들이 많아 재승인 심사가 계획보다 지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방미통위 역시 기존 절차에 따라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투자·신사업 추진 '안갯속'…AI 투자도 신중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투자와 신사업 추진이다. 재승인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사업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인허가인 만큼 심사 결과와 부가 조건에 따라 향후 경영 전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홈쇼핑업계는 TV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모바일 커머스를 확대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한 상품 추천과 개인화 서비스, 숏폼 콘텐츠 강화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재승인 조건과 정부 정책 방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대규모 투자나 신규 사업 확대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통상 3~5년 단위의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데 재승인 여부가 확정되지 않으면 투자 의사결정도 보수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심사 결과에 따라 추가 의무나 조건이 부과될 가능성도 있어 경영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서는 이르면 7월 말에서 8월 초 심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확정된 일정은 없다"며 "그동안 일정이 계속 미뤄진 만큼 추가 연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재승인 지연에 규제 개선 논의도 속도 못 내

 

재승인 심사가 늦어지면서 홈쇼핑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규제 개선 작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데이터홈쇼핑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화면 구성 규제 완화와 모바일 연계 서비스 확대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 방미통위가 발표한 '홈쇼핑 상생·활력 제고 방안' 역시 이 같은 규제 개선 의지를 담고 있지만, 재승인 절차와 맞물리면서 후속 정책 추진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재승인과 규제 개선이 함께 진행돼야 사업자들도 중장기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며 "정책 방향이 조속히 확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방송매출 13년 만에 최저…영업이익은 2009년 수준

 

재승인 지연 논란은 홈쇼핑 산업 전반의 실적 부진과 맞물리면서 업계의 위기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최근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2025년 홈쇼핑 산업 전체 거래액은 18조5000억원으로 2021년 이후 4년 연속 감소했다. 2024년 처음으로 20조원 아래로 떨어진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산업 규모 자체가 축소되는 모습이다.

 

방송매출액도 2조6181억원으로 집계돼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TV 시청 감소와 모바일 중심 소비 확산, 미디어 이용행태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2022년과 비교하면 20% 이상 감소했다. 특히 TV홈쇼핑 7개사의 영업이익을 모두 합쳐도 4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면서 사실상 2009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 2조4000억원 송출수수료 '여전한 부담'

 

송출수수료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와 데이터홈쇼핑 5개사가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2조4434억원에 달했다. 총액은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유료방송사업자의 방송사업매출이 함께 줄어들면서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4.1%로 오히려 높아졌다.

 

TV홈쇼핑 7개사의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도 73.4%에 달해 매출 100원을 벌면 73원 이상을 송출수수료로 부담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송출수수료 부담까지 지속되면서 산업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부담이 완화되면 확보된 재원을 AI 서비스 고도화와 콘텐츠 경쟁력 강화, 소비자 서비스 개선에 재투자할 수 있다"며 "방미통위가 추진하는 제도 개선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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