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가계대출 모두 경고등…'금융시스템 취약성' 심화 우려"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5-11-09 11: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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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선세가 더디고,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금융 건전성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9일 발표한 ‘국내외 금융리스크 점검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부동산 PF 구조조정 속도가 늦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잠재적 위험 요인이 누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유의·부실 우려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9조2000억원)보다 1조600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의 약 52.7%(12조6000억원)가 지난 1년간 재구조화 또는 정리됐지만, 건설경기 침체와 지방 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개선 속도는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또한 부동산시장 불안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2분기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148조원으로, 7분기 연속 전년 대비 5~6%대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구원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주택 매수자들이 신용대출 등 비담보대출까지 병행할 경우 금융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담대를 포함한 전체 가계부채 규모는 2분기 말 기준 1953조원으로 집계됐다. 경제 규모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해 들어 1%대를 웃돌며 부실화 우려가 확대됐고,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원은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취약 부문에 대한 선제적 위험 관리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원은 대외 금융 리스크 요인으로 ▲글로벌 달러 약세 ▲유럽 재정 불안 ▲엔화 변동성 확대 등을 지목하며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대응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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