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단일지주회사 체제 민낯...'유상증자'로 주주가치 훼손 논란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3-07-07 14: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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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지배력 높이고 배당 늘리기 포석 지적도
증시 불안정에 실패 적지 않은 유상증자 병행 추진

[메가경제=주영래 기자]현대백화점그룹이 단일 지주회사 체제 구축을 선언하면서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지배구조 변경 골자는 현대지에프홀딩스를 단일 지주회사로 삼고 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현물출자를 통한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최근 CJ CGV가 유상증자로 인해 주가 폭락이란 후폭풍을 맞은 것처럼 현대백화점그룹의 유상증자도 유사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이 대두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단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네모 안은 정지선 회장(왼쪽)과 정교선 부회장 형제  [사진=현대백화점]

 

지난 6일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이사회를 통해 계열사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현물출자를 통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그룹의 모든 계열사를 지배하는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함을 의미한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인적 분할을 통해 2개의 지주사 체제를 추진했지만, 현대백화점 인적 분할 안건이 부결된 바 있었다.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는 주식의 매수 대가로 현금이 아닌 자사 신주를 교환 비율에 따라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공개매수신고서에서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1012만 5700주, 지분율 기준 29.9%) 주식을 주당 1만 2620원에, 현대백화점(466만 9556주, 지분율 기준 20%) 주식은 주당 5만 463원에 각각 매수하지 않고 자사 신주를 발행한다. 공개매수 참여 규모에 따라 현대지에프홀딩스 신주 발행 물량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공개매수의 주당 매수가액은 상법 시행령에 근거해 할인이나 할증이 없는 방식으로 확정됐다. 공개매수는 다음 달 11일부터 9월 1일까지로 목표대로 공개매수가 진행되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40%, 현대백화점 지분 32%를 각각 확보하면서 최대 주주에 오른다.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끝나면 정지선 회장·정교선 부회장으로 시작해 현대지에프홀딩스,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로 이어지는 단일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된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공개매수 및 현물출자를 통해 현재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10.1%와 현대백화점 지분 12.1%를 법적 요건인 30% 이상으로 확보할 예정"이라며 "현물출자 과정은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공정한 참여 기회가 제공되며, 모든 주주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고 증대될 수 있도록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기존에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현대지에프홀딩스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라며 "현물출자로 우량 계열사가 자회사로 편입돼 배당 여력이 확대되면서 주주가치도 제고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유상증자가 현대백화점그룹 주가에 역풍을 몰고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유상증자를 단행한 CJ CGV의 경우 CJ그룹주의 주가 하락을 이끌어 주주 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주주들은 CGV의 경영 실패로 인한 자금난을 해결하고자 주주 손을 빌렸다는 비판이 거세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본을 확충하는 CGV와 성격이 다른 유상증자이지만 최근 증시 불안정으로 유상증자 추진 실패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을 미루어 시장으로부터 회의적인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상증자는 자본시장에서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주식 수 증가로 인해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향후 증시 전망 역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오너 형제의 지배력 강화에 방점을 찍기 위함이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현대백화점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 지분 20%와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29.9%를 각각 공개매수할 예정이다. 각 사 최대 주주인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의 지분은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으로 바뀌게 된다.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 지분 17.09%와 현대그린푸드 지분 12.7%를 모두 공개매수하고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신주를 받게 된다면 유상증자 이후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률은 기존 12.7%에서 48.0%로 4배 가까이 늘어난다.

정교선 부회장 역시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23.8%가 유상증자 이후 26.4%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너 일가의 공개매수 참여와 신주 발행 규모 등 변수가 남아있어 오너 일가 지분율은 탄력적으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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