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글로벌 승부수 ①] CJ제일제당, 한국 입맛으로 미국 식탁 사로 잡아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0 14: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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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도 반한 한국 맛, 현지 연 매출 4조
혁신 기술 앞세워 한국 맛 현지화로 승부수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유통업체가 내수에서 다진 실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메가경제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 글로벌로 향하는 국내 유통업체들의 성장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식음료만 팔아서 100조 매출을 올리는 세계 1위 회사가 있다. 스위스 식품 제조기업인 네슬레가 바로 그곳이다. 스위스 알프스를 국내 식품 기업이 쉽게 뛰어넘을 수는 없지만 혁신 기술과 한국의 맛을 앞세워 그 간극을 좁혀가는 기업이 있다. 바로 한국 식품 제조 1위 기업인 CJ제일제당이다.

10여 년 전 글로벌 시장에 문을 두드린 CJ제일제당은 '비비고'를 앞세워 미국을 주력 시장으로 정하고 한 걸음씩 미국인의 식탁에 K푸드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은 다인종 다문화 국가라 새로운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CJ제일제당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록펠러 센터에 '비비고 QSR'매장을 오픈했다[사진=CJ제일제당]

'가랑비에 옷 젖듯' 미국 시장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만 매출 4조 원 이상 거둬들였다. CJ제일제당 식품 사업 부분의 지난해 글로벌 전체 매출이 5조 1811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글로벌 매출의 80% 이상이 미국 시장에서 나온 것이다.

CJ제일제당이 미국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는 까닭은 끊임없이 시장 공략에 매진한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지난 2005년 미국 식품기업인 애니천을 시작으로 옴니(2009년), TMI(2013년), 카히키(2019년)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미국 시장을 노크해 왔다.

이후 K컬처 신드롬을 등에 업고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사업 기반을 다졌다. 미국인들이 하나둘 한국인의 입맛에 우호적으로 반응하자 현지에 과감함 선제적 투자를 단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6년에는 캘리포니아에 R&D센터를 구축하며 차별화된 혁신 기술 기반 'K-Food' 식문화 전파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CJ제일제당은 2019년 약 2조 원을 들여 미국 대형 식품기업 슈완스 컴퍼니(이하 슈완스)로 글로벌 식품 사업 가속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슈완스는 미국 내 17개 생산공장과 10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피자, 파이, 아시안 애피타이저 등을 대표 품목으로 앞세워 시장에서 네슬레 등 글로벌 식품기업과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슈완스 인수로 CJ제일제당은 미국 전역에 걸친 식품 생산·유통 인프라 및 R&D 역량을 갖춘 'K푸드 확산 플랫폼'을 확보하게 됐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와의 결합을 통해 세계 최대 시장 선점과 인프라 확보, 'K-Food' 대형화 기반을 마련했다.

선진 식품시장에서 글로벌 음식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한식, 한국식 식문화와 접목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고, '비비고' 제품 현지화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식품 장르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사업에 강력한 추진력도 확보하게 됐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오하이오 등 5곳에 보유한 생산기지가 20여 개로 대폭 확대됐다.

인수 이듬해인 2020년 양사의 B2C(기업과 소비자간) 유통망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월마트(Walmart), 크로거(Kroger), 코스트코(Costco) 등 미국 주요 유통채널 3만여 점포에 '비비고' 브랜드를 비롯한 아시안 푸드 전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슈완스 인수 전 3000여 매장에 입점돼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10배 규모에 달한다.

수년간 쌓아온 CJ제일제당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경쟁력과 슈완스의 유통 플랫폼의 결합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시너지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1년에는 중부에 생산 인프라를 보유하기 위해 사우스다코타 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중장기 수요에 대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새로운 생산 인프라가 들어설 사우스다코타에선 만두 생산은 물론, 비비고와 슈완스의 '차세대 K-푸드' 생산기지로 역할을 확대하는 등 미래 수요에 따라 순차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현지에서의 마케팅활동도 지속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를 K-푸드 세계화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소 생소하게 느낄 수 있는 한식과 한국 식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기 위해 PGA투어 정규대회인 '더CJ컵'과 NBA 명문구단 LA레이커스와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이 CJ제일제당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마케팅 전략 중 하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의 한국 식문화 세계화 철학을 바탕으로 혁신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 한국의 맛을 미국인들의 식탁에 더 자주 올릴 수 있도록 전방위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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