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장 “‘반도체법’통과 높이 평가...韓기업 혜택 협조 당부”
펠로시 ”안보·경제·거버넌스 협력 논의…한국 의견 경청“
”내년 한미동맹 70주년 맞아 ‘기념 결의안’ 채택 적극 추진키로“
한미 양국 국회의장은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가는 엄중한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우리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확장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 및 외교적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루기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회담을 한 뒤 진행한 공동 언론 발표에서 "북한·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 |
▲ 김진표 국회의장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국회를 방문,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한 뒤 공동 언론 발표를 하고 있다. |
김 의장은 먼저 “현직 미국 하원의장으로서는 20년 만의 공식 방한”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한 뒤 “의장 취임 이후 혈맹국의 의회 지도자를 외국의 첫 국회의장으로 맞이하게 돼 반갑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 출범 직후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펠로시 의장이 연달아 방문한 것은 한미관계에 있어서 상징적이고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어 “한미 동맹이 군사안보, 경제, 기술 동맹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데 주목하면서, 포괄적인 글로벌 동맹으로의 발전을 의회 차원에서 강력하게 뒷받침하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진지한 협의를 가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협의 결과, 먼저 양측은 내년이 한미 동맹 70주년임을 상기하고, 동맹 발전에 대한 양국 국민들의 기대를 담아 동맹 70주년 기념 결의안 채택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 |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
김 의장은 이어 “실질 협력과 관련하여 우리측은 미 의회가, 작년 말‘인프라법’에 이어서, 지난 달에는 ‘반도체 및 과학 지원법’을 통과시킨 점을 높이 평가했다”며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미 의회 차원의 협조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한 “첨단 기술 및 공급망 협력을 인적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전문직 비자쿼터 입법화 방안, 한인 입양인 시민권 부여 법안, 김치의 날을 지정하는 김치 결의안, 그리고 베트남전 참전 미주 한인에 대한 또 다른 법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에 이어 발표에 나선 펠로시 의장은 “저희가 의회 대표단으로 순방한 세 가지 중요한 목적은 안보, 경제, 거버넌스”라며 "세 분야 모두 미국과 한국은 굉장히 탄탄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고 서로를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급한 상황에서 안보상의 위기로 시작된 이러한 (한미) 관계가 정말로 따뜻한 우호 관계로 변했다고 강조했다”며 "경제와 안보, 거버넌스의 의회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 |
▲ 김진표 국회의장이 4일 오전 국회를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펠로시 의장은 “지난 5월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이니셔티브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대한 논의도 했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협력을 통해 제가 말씀 드린 모든 목적을 위해서 노력하고자 한다. 동시에 한국의 의견을 경청하고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 의견을 듣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의장께서 의회 간 논의가 어떤 부분에 대해 무엇을 해야되는지 명확하게 말씀해 주셨다”며 “우리 의회 대표단에게 여러 가지 제안을 해주셨고 우선 순위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순방단에서 "러시아의 잔혹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한국이 지원을 보여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한미 양국의 관계는 굉장히 특별하다”며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며 의회 간 관계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보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안다. 경제 얘기에 대해서 굉장히 명확하다. 거버넌스는 여러 가지를 의미한다. 공동의 가치와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내는 것, 지구를 구하는 것 등 이야기할 것이 굉장히 많고 기회도 굉장히 많다”며 “국가 정상만이 아니라 의회 간 협력으로도 이를 증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 |
▲ 김진표 국회의장이 4일 오전 국회를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
김진표 의장과 펠로시 의장 간 회담은 이날 오전 11시 55분부터 오후 1시 9분까지 국회 접견실에서 1시간 10여 분간 진행됐다.
이후 양측은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친 뒤 국회 사랑재에서 오찬을 하며 추가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번 회담이 열리면서, 양측이 중국이나 대만 등에 대한 발언도 주고받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공동 언론 발표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 |
▲ 김진표 국회의장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국회에서 공동언론발표 뒤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이날 회담 및 오찬 일정에는 국민의힘 권성동·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및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배석했다.국민의힘에서는 윤재옥(외통위원장) 윤상현 의원, 민주당에서는 김상희 이원욱 이재정 의원이 참석했다.
미국 연방하원 의원단을 이끌고 아시아를 순방 중인 펠로시 의장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대만을 방문한 데 이어 한국을 찾았다.
미국 하원의장 방한은 2002년 데니스 해스터트 당시 의장 이후 20년 만이다.
이번 순방에는 그레고리 믹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마크 타카노 하원 재향군인위원장, 수전 델베네·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연방하원의원, 한국계인 앤디 김 연방하원의원 등이 동행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 40분 간 전화 통화를 했다.
윤 대통령의 여름 휴가(1∼5일) 일정과 겹쳐 별도로 만나는 일정은 잡지 않았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 |
▲ 김진표 국회의장이 4일 오전 국회를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
앞서 펠로시 의장은 대만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소화한 뒤 대만을 떠나 전날 오후 우리나라에 입국했다.
미국 권력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전격적인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간 긴장은 고조됐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 뒤에도 중국은 대만을 향한 무력 시위 수위를 끌어올리며 보복에 나서는 등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않으며 고강도 무력 시위에 들어갔다.
중국은 2일 밤부터 대만 주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에 들어간 데 이어 4일 12시부터 사흘간 대만을 포위한 형태로 설정한 6개 구역에서 실사격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대만 통일 군사 작전 시나리오를 시행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