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폐막] 한국 금6·은4·동메달10 16위로 마감...여자배구 동메달 획득 실패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8-08 20: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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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엘리트 스포츠 위기·종목 다변화 탈출 과제 안아
미국, 금메달 39개로 중국 제치고 3회 연속 종합 1위

2020 도쿄올림픽이 열전 17일의 막을 내린 8일,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의 투혼을 앞세운 한국 여자배구가 세르비아의 벽에 막혀 메달 획득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배구 여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당초 목표인 ‘8강 진출’의 목표를 긴급 수정해 4강까지 달성했다. 숙적 일본에 이어 한 수 위의 전력인 터키까지 누르며 감동의 드라마를 써 코로나19와 무더위로 지친 국민들에게 신선한 청량제가 됐다.
 

▲ '배구 여제' 김연경이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0-3으로 패한 뒤 표승주와 포옹하고 있다. 김연경은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파리올림픽이 3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뛸 생각이 없나'라는 질문에 "말하기가 조심스러운데, (대한민국배구협회) 회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라며 "사실상 오늘이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라고 밝혔다. [도쿄=연합뉴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대회 폐막일인 8일 오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벌어진 2020 도쿄올림픽 3·4위전에서 세르비아에 세트 스코어 0-3(18-25 15-25 15-25)으로 패해 2012년 런던 대회 때와 같은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로써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선사한 여자배구는 45년 만의 두 번째 메달의 꿈을 다음 기회로 기약했다.
 
2016 리우 대회 은메달 팀인 세르비아는 간판 공격수 티야나 보스코비치의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한국에 완승을 거뒀다. 보스코비치는 혼자서 33점을 거두며 세르비아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우리나라 선수 전체가 올린 득점보다 1점이 많았다.

보스코비치는 3세트 5-5에서 3연속 서브에이스를 성공시켜 막판 투혼을 불사르던 한국의 기세를 꺾어놓고 말았다.

▲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선수들이 세르비아와 경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여자 배구의 메달 획득이 좌절되면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이번 도쿄올림픽을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마감했다. 종합순위는 16위다.

이로써 당초 금메달 7개 이상을 획득해 10위 이내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땄던 한국은 이번에는 전체 메달 수에서는 비슷했지만 금메달 수는 3개나 줄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금6, 은6, 동7) 이래 37년만에 가장 적은 금메달 수다.

우리나라는 도쿄올림픽 33개 정식 종목 중 29개 종목에 출전했으나 모두 8개 종목에서만 메달을 따내는등 여전한 ‘종목 편중’을 보였다.

양궁은 신궁의 나라를 재확인시키며 금메달 5개 중 4개를 수확했고, 펜싱과 체조에서도 각각 1개씩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펜싱에서는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체조에서는 동메달 1개를 더 따내며 좋은 성과를 거뒀다.

금메달 이외에는 태권도(은1, 동2), 유도(은1, 동2), 사격(은1), 배드민턴(동1), 근대5종(동1)에서 메달을 추가했다.

▲ 8일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폐회식에서 근대 5종 김세희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국은 이번 도쿄 대회에서 ‘도마 황제’ 신재환(23·제천시청)의 깜짝 금메달과 근대5종 사상 첫 메달이 나오는등의 성과도 있었지만 금메달은 물론 전체 메달 획득 종목 모두 리우올림픽 때보다 줄었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대회 이래 21년만에 처음으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종주국으로서의 체면을 구겼고, 한국 유도는 2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위기에 빠진 격투 종목에 대한 미래의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격에서도 김민정(KB 국민은행)이 여자 25m 권총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그게 전부였다. ‘사격 황제’ 진종오(42·서울시청)는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도 결선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추가은(20·IBK기업은행)과 함께 출전한 혼성 경기에서도 본선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빈손으로 대회를 마쳤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던 레슬링도 1972년 뮌헨 대회 이래 49년만에 처음으로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전통의 효자종목으로서의 명성 부활에 실패했다.

대회 2연패를 노렸던 한국 야구는 졸전 끝에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폭염 속에 라운딩했던 여자 골프도 지난 리우대회 금메달의 페이스를 잇지 못하고 노메달에 그쳤다.

도쿄 올림픽에서의 금메달 수 감소는 한국 엘리트 스포츠에 한계가 닥쳤음을 의미한다. 또 소수 종목에서의 메달 획득은 ‘종목 다변화’에 대한 오랜 숙제를 더 부각시켰다.

▲ 2020 도쿄올림픽 남자높이뛰기에서 한국신기록 2m35를 넘으며 4위를 차지한 우상혁이 지난 2일 올림픽선수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참석자들과 교환한 다양한 핀들을 보여주며 미소짓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도쿄 대회에서는 도전의 가치를 소중히 하는 올림픽 본연의 감동을 충실히 전하거나 향후 올림픽에서의 희망을 걸게하는 감동의 장면도 적지 않았다.

기초 종목 육상 높이뛰기에서 4위에 올라 기적을 일군 우상혁(25)은 한국 체육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던졌고, 황선우(18·서울체고)는 남자 자유형 100m 아시아신기록을 세우고 결승에서는 5위에 오르며 한국 수영의 새로운 희망으로 부상했다.

다이빙의 우하람(23·국민체육진흥공단)도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4위를 차지하며 향후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황선우, 김제덕(17·양궁), 여서정(19)·류성현(19·이상 체조), 신유빈(17·탁구) 등 10대 스타들의 선전은 장차 한국 스포츠에 대한 기대감를 갖게 했다.

▲ 8일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폐회식에서 선수들이 마지막 성화가 불타고 있는 가운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은 8일 오후 8시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전날 2위였던 미국은 마지막 날 중국을 추월해 금메달 39개, 은메달 41개, 동메달 33개로 3회 연속 종합순위 1위를 차지했다.

올림픽 폐막일인 이날 미국은 여자 농구와 여자 배구, 사이클 트랙 여자 옴니엄에서 3개의 금메달을 추가했다.

전날 미국보다 금메달 2개가 많았던 중국은 이날 여자 복싱에서 은메달만 하나 보태는 데 그쳐 금메달 38개, 은메달 32개, 동메달 18개로 2위로 대회를 마쳤다.

개최국 일본은 금메달 27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7개로 역대 최고 성적인 3위에 올랐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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