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 인근해역서 규모 4.9 지진 발생...포항지진 후 4년만에 최대 규모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12-15 01: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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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서 발생...규모 5.3→4.9로 수정
제주 전역은 물론 전남·경남·광주·전북 등지서 진동감지 신고
수직 아닌 수평으로 이동 ‘주향이동단층’...“지진피해 줄였다”
경주지진 때 반면교사 삼아 ‘긴급재난문자’ 13초만에 발송

제주 서귀포 인근 바다에서 올해 가장 강력한 규모인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우리나라가 지진에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오후 5시 19분 14초에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경위도 좌표는 북위 33.09도(°)·동경 126.16도이었다. 발생깊이(진원깊이)는 17㎞이었다.
 

▲ 제주 지진 발생 위치.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기상청은 지진 규모와 발생 위치를 규모 5.3에 서귀포시 서남서쪽 32㎞ 해역으로 발표했다가 곧바로 규모 4.9와 41㎞ 해역으로 수정했다. 이날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 주택·건물붕괴 등의 큰 피해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이며,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큰 규모다. 기상청이 1978년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순위 11번째 규모다.

▲ 제주 지진 개요.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이번 지진의 진앙 50㎞ 이내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은 31회 발생했다. 이번 지진 이전의 최대 규모 지진은 2005년 6월 15일의 규모 3.9였다. 

여진도 잇따라 이날 오후 7시까지만도 총 6회의 여진이 발생했다.  

▲ 이번 제주 시귀포 인근해역 지진의 진앙반경 50km 이내의 과거 지진발생 통계. [기상청 제공]

 

기상청 유상진 지진화산정책과장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규모 4.9 정도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는 상당히 긴 기간 동안 여진이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며 “수개월에서 1년 정도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감시·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계기진도는 제주에서 가장 강도 높은 진도 5가 측정됐고, 전남은 진도3, 경남·광주·전북은 진도 2로 나타났다.

▲ 계기진도 기준 진도 상세정보. [출처=기상청 날씨누리]

계기진도 5은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과 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지는 등급이다. 계기진도 4는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밤에는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등이 흔들리는 등급이다.

또 계기진도 3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잇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리고, 계기진도 2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느끼는 등급이다.

▲ 진도 등급별 현상. [기상청 제공]

지진 발생 30여분이 지난 이날 오후 5시 45분까지 진동을 느꼈다는 유감신고가 제주와 전남에서 각각 50건과 27건에 달했고, 광주(4건)·대전(4건)·부산(2건)은 물론 서울에서도 2건 있었다. 그만큼 한반도 광범위한 범위까지 진도가 전해졌다는 의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제주도 마라도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관측소에서 오후 5시 19분 18초부터 4초 동안 최초 관측됐다.

▲ 기상청 유상진 지진화산정책과장은 제주 서귀포 인근해역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해 온라인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상청 제공]

최초 관측 후 12초가 지난 19분 30초에 조기경보가 내려졌다. 규모 5.0 이상의 내륙·해역 지진이 발생할 경우 지진조기경보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발표된다. 이후 1초 후 지진재난문자방송(긴급재난문자)가 조기경보의 추정규모와 위치를 기반으로 전국에 송출됐다.

발생 13초만에 긴급 발송된 이날 긴급재난문자 내용은 ‘12월 14일 17:19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32㎞ 해역 규모 5.3 지진 발생/낙하물로부터 몸 보호, 진동 멈춘 후 야외 대피하며 여진주의’였다. 긴급재난문자 발송은 지난 2016년 9월 경주 지진 당시 ‘늑장 대처’ 비판이 일은 뒤 기상청이 직접 지진과 관련한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체계로 바꾼 바 있다.

이후 기상청은 조기경보를 지진분석사가 수동으로 분석한 지진정보를 오후 7시 22분에 냈다.

기상청은 단층운동 초기 분석결과, 이번 지진은 한반도 주변 남해와 서해 해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주향이동단층 운동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지진을 발생시킨 단층의 움직임을 해석하여 계산한 모멘트 규모(Mw)는 4.8이었다. 모멘트 규모란 지진이 발생할 때 방출되는 에너지의 크기를 측정하는 단위다.

▲ 지진발생 정보 및 단층운동 분석 결과. [기상청 제공]

주향이동단층이란 단층의 상반과 하반이 단층면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하는 단층을 말한다. 같은 규모의 지진이더라도 단층이 수직으로 이동하는 역단층이나 정단층의 경우는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유상진 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진의 피해는 절대적인 규모보다는 지진이 이동하면서 만드는 흔들림인 진도의 영향을 받는다"며 ”규모가 4.9 수준인데다 단층이 수평으로 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 운동으로 지진이 일어났기 때문에 해일을 일으킬 정도의 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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