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인재 대거 중용한 LG 구광모....임원 인사 키워드는 '미래 설계'

이석호 / 기사승인 : 2022-11-25 0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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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임원 92%가 1970년 이후 출생...최연소는 83년생 우정훈 LG전자 상무
女風 거센 5년차 구광모號...女 임원 배로 늘고 그룹 첫 여성 사장도 배출

구광모 회장 취임 5년차를 맞는 LG그룹이 미래 준비를 위해 젊은 인재를 대거 중용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대부분의 CEO가 자리를 지키면서 안정을 택한 가운데 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기술 리더십 확보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 구광모 (주)LG 대표가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LG 사장단 워크샵'에서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LG 제공]



LG그룹은 지난 23일부터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2023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24일 밝혔다.

LG그룹의 올해 임원 인사 키워드는 '미래 설계'다. 이번 인사에서는 앞으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대거 발탁해 전진배치했다.

구 회장은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에서 "사업의 미래 모습과 목표를 명확히 해 미래 준비의 실행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필요한 인재 발굴, 육성 등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룹 관계자는 "연구개발과 고객경험을 비롯해 생산·구매·SCM·품질/안전환경 등 분야를 망라해 철저히 미래 경쟁력 관점에서 인재를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제 상황과 경영 여건을 고려해 전체 임원 승진자는 총 160명으로 지난해 179명보다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김동명 사장 [사진=LG 제공]



이번 인사에서는 그룹의 미래 성장 포트폴리오를 이끄는 핵심사업에서 승진 인사가 확대됐다.

각축전이 심화되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다지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에서 29명의 승진자가 나왔고,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우고 있는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에서도 7명의 승진자가 배출됐다.

LG전자는 세계 1위 가전 사업은 더욱 경쟁력을 높이고, 최근 흑자로 돌아선 전장(VS) 사업은 더 높은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인재를 발탁했다.

향후 불투명한 경기 전망 속 조직 안정에도 무게중심을 둬 대부분의 CEO들이 재신임됐다.

17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하는 신화를 써온 그룹 간판급 전문경영인인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18년 만에 후임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용퇴를 선택했다.

하지만 권봉석 ㈜LG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모두 자리를 유지했다. 

 

▲ 류재철 H&A사업본부장(사장) [사진=LG전자 제공]

 


특히, 신규 임원으로 승진한 114명 중 1970년 이후 출생이 92%를 차지할 정도로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진의 세대교체에 속도를 냈다.

올해 최연소 임원의 타이틀은 1983년생인 우정훈 LG전자 수석전문위원(상무)에게 돌아갔다.

또 지난해부터 2년 연속으로 전체 승진자 중 70% 이상이 신규 임원으로 채워졌다.

이에 대해 그룹 측은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히 발탁해 기회를 부여하고 관성에서 벗어나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조직에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룹 미래 준비의 근간이 되는 연구개발(SW 포함) 분야 신규 임원도 31명에 달했다.

이번 인사로 그룹 내 연구개발 분야 임원 규모는 역대 최대인 196명으로 늘었다. 

 

▲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이와 함께 구 회장 취임 후 지속적으로 강조한 '고객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인재도 꾸준히 발탁하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LG전자는 CX(고객경험)센터, LG디스플레이는 중형CX그룹 및 대형 솔루션 CX그룹 등을 신설하고, LG유플러스는 LSR/UX담당을 LSR/UX센터로 격상시켰다.

더불어 LG는 고객 최접점인 CS(고객서비스) 분야에서 미국·멕시코·인도 등 해외 현지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 해결에 전문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장태진 LG전자 상무를 발탁했다.

CS 분야 임원 수는 지난 2018년 3명에서 이번 승진자를 포함해 총 8명으로 늘었다.

LG는 고객가치 실천을 위한 사업 기본기인 품질과 안전환경의 중요성을 반영해 손춘기 LG에너지솔루션 상무 등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재 10명도 중용했다. 

 

▲ 지투알 CEO 박애리 부사장 [LG 제공]


여성 인재 중용도 구 회장 취임 후 달라진 인사 풍경이다.

그룹 공채 출신인 이정애 LG생활건강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며 차 부회장 후임으로 발탁됐다.

박애리 지투알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CEO로 선임됐다.

이는 4대 그룹 상장사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여성 전문경영인 CEO로 선임된 첫 사례다.

구 회장 체제가 출범한 뒤 그룹 여성 임원 수는 지난 2018년 29명에서 이번 인사로 총 64명까지 늘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인사와 별도로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수혈도 이어갔다.

이번 인사와는 별도로 올해 아마존 출신 한은정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AIX실장(상무)과 김영훈 LG에너지솔루션 프로세스AI담당 상무 등 19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영입한 외부 인재는 총 86명이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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