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아프간 카불공항 자폭테러에 IS-K 기획자 표적공습..."철군 시한 전 추가 테러 가능성"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8-29 02: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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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발생 하루 뒤 드론으로 정밀 타격..."표적 살해했고 민간인 사상 없어“
미군 13명등 사망자 200명 육박...바이든, 보좌진에 카불 추가테러 가능성 보고받아

“We will not forgive. We will not forget. We will hunt you down and make you pay.“(우리는 잊지도 용서하지도 않고 너희들을 끝까지 쫓아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26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이스트룸 연단에 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으로 그 어느때보다 강경하고 단호한 어조로 이같이 공언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테러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던 도중 발언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숙인 채 울먹이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의 남동쪽 애비 게이트에서 대형 자살폭탄 테러로 13명의 미군을 포함해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 당하는 참사가 발생한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연설 일정을 서둘러 잡은 뒤 이렇게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연설 도중에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하기도 했고 감정에 북받쳐 목이 메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 자폭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해 공격 계획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테러리스트에 굴하지 않겠다며 카불 내 미국인과 아프간 협력자들의 대피작전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고위 보건당국을 인용해 카불 공항 외곽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인한 미군 사망자는 13명이고 아프간인 사망자는 200명에 육박한다고 보도했다.
 

▲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외곽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자욱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카불 EPA=연합뉴스]

 

카불 중심부에 있는 와지르 아크바르 칸 병원 한 곳에서만 145명의 시신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자살폭탄테러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20년 동안 겪은 가장 치명적인 테러 공격 중 하나다.

EFE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군의 경우 해병대원 10명을 포함해 13명이 숨졌으며, 미국 국방부는 미군 18명이 다쳐 현재 독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미군통수권자인 바이든 대통령의 응징 지시를 받은 미군의 보복 공격은 신속하게 정밀타격으로 실행됐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27일(현지시간)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아프간 지부인 ‘IS 호라산’(IS-K)을 공습했다.

중부사령부 대변인 빌 어반 해군 대령은 ”표적을 살해했고 민간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표적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주에 IS-K 기획자 1명을 겨냥한 대 테러작전이 단행됐다. 이 표적 보복 작전은 카불 공항 외곽에서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난지 48시간이 지나지 않아 실행됐다.

WSJ에 따르면, 그러나 미 국방부는 이번 공습으로 IS-K 조직원 2명이 사망했으며, 다른 한 명은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당초 낭가하르주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극단주의 지도자 1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아프간 무장단체가 알려진 대로 IS-K(IS 호라산)의 계획자이자 조력자로 지목됐다고 밝혔다.


▲ 2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에서 한 탈레반 병사가 폭탄테러 현장을 경비하고 있다. [카불 AF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작전은 ”선제공격 차원의 공습“이었다면서 ”(살해된 인물이) 다른 공격을 계획한다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IS-K가) 카불에 추가 공격을 가하려고 계획하는 데 관여한 테러리스트로 본다"고 덧붙이면서도 이런 결론에 이른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고 이 매체는 부연했다.

이번 IS-K에 대한 공습은 표적만 제거되도록 정밀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NBC방송은 복수의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공습으로 살해된 IS-K 대원은 공습이 이뤄질 당시 조력자와 함께 차에 타고 있었다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은 공습에 공격용 무인기 'MQ-9 리퍼'와 함께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고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한 무기가 선택돼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 무기는 '닌자미사일'이란 별칭이 붙은 변형 헬파이어 미사일 'AGM-114R9X'로 추정되고 있다. 폭약이 든 탄두가 터지는 대신 표적에 충돌하기 직전에 6개 칼날을 펼치는 방식으로 작동해 부수피해를 줄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WSJ은 IS-K 대원이 민간인에게서 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공습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카불 공항은 현재 미군의 영향력이 미치는 유일한 아프가니스탄 지역이다. 이 또한 탈레반에게 약속한 철군 시한인 8월 31일이 지나면 사라지게 된다.

이 때문에 아직 아프가니스탄을 떠나지 못한 미국과 유럽인들이나 탈레반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고자 원하는 미군 협력자들을 대피시키는 작전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 미국 국방부는 성명에서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주에서 이날 드론(무인 항공기) 1대를 동원해 IS의 아프간 지부인 이슬람 국가 호라산(IS-K)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래픽=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철군 시한인 31일 이전에 카불 공항을 노린 추가 테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국가안보 보좌진에게서 추가테러 가능성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미군은 카불 공항을 통한 미국인과 아프간 조력자 등에 대한 막판 국외 탈출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카불 미국대사관은 이날 미국민들에게 카불 공항 출입구 주변에서 즉시 떠나라고 권고했다.

백악관은 미 동부시간 27일 오전 3시부터 24시간 동안 약 6800명을 카불 공항에서 미군과 연합군 수송기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이는 그 직전 24시간의 1만2500명의 절반에 그치는 수치다.

지난 14일부터 지금까지 모두 11만1900명, 지난달 말부터는 11만7500명을 각각 국외로 이동시킨 것으로 집계됐다.

▲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26일(현지시간) 공항을 경비하는 미국 해병대원이 국외로 탈출하려는 아프간인을 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카불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 철군이 종료된 이후에도 미처 대피시키지 못한 이들의 탈출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라고 전날 지시했다.

아프가니스탄은 깡통 정부군이 힘 한번 제대로 못쓰면서 지난 15일 탈레반의 조기 카불 입성이 이뤄진 후 지옥같은 혼돈의 대피극이 벌어지고 있다.

IS-K의 자살폭탄테러에 이은 미군의 즉각적인 보복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테러 위험에 노출되면서, 탈레반을 피해 고국을 떠나려는 서방측 아프가니스탄인 조력자들의 처연한 SOS는 끝내 미완성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연합뉴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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