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당 내부거래 의혹에 곤혹...계열사 일감 비중 줄어드는 추세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두 아들인 진수·희수 형제가 전체 지분의 절반 이상을 가진 에이에스피엔이 최근 3년간 계열사 일감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에스피엔(ASPN, 대표 한창직)은 지난 2003년 4월 설립 이후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 컨설팅과 I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시스템통합(SI) 업체다.
▲ 출처=에이에스피엔 홈페이지 |
이 회사는 주로 독일 SAP의 ERP를 고객사 수요에 맞게 최적화해 도입시키고 이를 유지보수하거나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전자전표 솔루션, 그룹웨어 등 기업에 필요한 IT 서비스 프로젝트 일감을 따내 개발·공급한다.
한창직 에이에스피엔 대표가 전체 지분 중 34.42%를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에 올라있지만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 허진수 부사장과 차남 허희수 전 부사장이 각각 25.83%씩 지분을 가지고 있어 합치면 지분율이 51.66%로 사실상 오너가 회사나 다름없다. 이밖에도 장재원 사내이사가 8.33%를 보유 중이다.
에이에스피엔은 지난해 매출액 309억 원, 영업이익 4억 원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익잉여금도 20억 원 정도로 그룹 내에서는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300억 대에 머무르며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도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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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그럼에도 이 회사가 주목을 받아온 이유는 오너가의 부당 지원 내부거래가 과도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는 SPC그룹이 경영 승계를 위해 계열사를 이용한 ‘통행세 거래’로 총수 일가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면서 수백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한 바 있다.
당시 공정위가 SPC그룹에 부과한 과징금은 SPC삼립 291억 4400만 원, 파리크라상 252억 3700만 원, 에스피엘(SPL) 76억 4700만 원, 비알코리아 11억 500만 원, 샤니 15억 6700만 원 등 총 647억 원이다. 이는 역대 부당 지원 내부거래 과징금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에 SPC그룹은 지난 1월 공정위를 상대로 이 같은 조치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 출처=에이에스피엔 감사보고서 |
이러한 분위기 속에 에이에스피엔의 그룹 계열사 내부거래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최근 3년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SPC삼립,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샤니, SPC네트웍스 등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금액이 지난 2018년 124억 원에서 2019년 102억 원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에는 99억 원을 기록해 100억 원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오너가 회사들이 앞으로도 과거처럼 그룹 내 일감을 따내기가 수월하지 않은 환경에서 그룹 외 물량 확보에 회사 성장이 좌우될 전망이다.
▲ 출처=에이에스피엔 홈페이지 |
한편, 에이에스피엔은 자회사로 지분율 100%인 에이에스피엔 소프트웨어 서비스(ASPN Software Service Co.)를 보유하고 있으며, 진코퍼레이션의 지분도 10.34%를 보유 중이다.
진코퍼레이션(대표 이창희)은 지난 1990년에 설립돼 SCM통합솔루션, 스마트공장, 판매시점 관리시스템(POS) 등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허희수 전 부사장이 이 회사에 병역특례로 입사해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도 28억 원에서 8억 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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