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에 "젓가락까지 사라" 강제한 신전푸드시스, 공정위 '철퇴'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3 07: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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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떡볶이 맛과는 무관한 젓가락, 비닐, 포장용기까지 본사에서 사도록 강제한 신전떡볶이가 공정위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행위를 ‘거래상대방 구속’으로 판단하고 과징금 9억6700만원을 부과했다. 단순한 계약 관리 수준을 넘어, 조직적인 점검·적발 체계를 통해 구매를 통제한 점이 핵심 위법 사유로 지목됐다.
 

▲ 신전푸드시스 내용증명 [사진=공정위]

신전푸드시스는 해당 품목을 외부에서 개별 구매한 가맹점들에 대해 “중대한 계약 위반사항”이라고 통보하며, 시정하지 않을 경우 계약해지와 손해배상 청구에 나설 수 있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런 방식의 통고는 2021년 3월 26일부터 2023년 6월 8일까지 59개 가맹점에 총 70차례 이뤄졌다.

이후 본사는 2023년 3월부터 가맹지역본부를 통해 ‘사입품 체크리스트’를 운영하며 가맹점의 외부 구매 여부를 점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에는 고객 민원이나 배달앱 후기 사진 등을 통해 개별 구매 여부를 확인했지만, 체크리스트 도입 이후에는 점검·적발·보고·내용증명 발송으로 이어지는 체계적 관리 프로세스가 구축됐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신전푸드시스는 2023년 9월 정보공개서를 변경해 해당 품목이 포함된 ‘부자재(포장지, 배달용기 등)’를 거래강제 품목으로 올렸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공정위 현장조사가 시작되자 12월 7일 다시 정보공개서를 바꿔 이를 거래권장 품목으로 전환했다.

공정위는 신전푸드시스가 내용증명 발송을 시작한 2021년 3월 26일부터 해당 품목이 권장품목으로 변경되기 전날인 2023년 12월 6일까지 이들 품목을 판매하면서 12.5~34.7% 수준의 마진을 붙여 최소 6억3000만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봤다. 이 기간 관련 매출은 약 64억6000만원으로 파악됐다.

핵심은 해당 품목의 성격이다. 공정위는 수저, 용기, 포장비닐 등은 떡볶이와 튀김 등 핵심 메뉴의 맛이나 품질과 직접 관련된다고 보기 어렵고, 특별한 기능이나 차별성이 있는 제품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규격이나 품질 기준만 제시한 뒤 가맹점주가 외부에서 맞춤 제작해 사용하더라도 브랜드 동일성 유지에 지장이 없는 일반 공산품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신전푸드시스의 행위가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제2호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거래상대방 구속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제재는 정보공개서에 거래강제 품목으로 적시하지 않았더라도, 브랜드 동일성 유지와 무관한 일반 공산품을 본사로부터만 사도록 강제한 경우 법 위반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가맹본부가 거래강제 품목과 관련한 조건을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하도록 유도해 가맹사업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정보공개서 등에 핵심 거래조건을 명확히 기재하지 않은 채 시중에서 쉽게 조달 가능한 품목의 구매처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를 지속 감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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