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생산규모 세계 4위 완성차기업 스텔란티스가 삼성SDI와도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이로써 SK온까지 포함해 국내 3사가 미국 땅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나서게 됐다. 미국의 입장에선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이 여러 모로 부담이 적단 판단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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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제공 |
이와 같은 상황은 일찌감치 예견된 바 있다.
우선,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10위권 그룹을 독식하고 있는 한, 중, 일 기업 중 가장 ‘무난한’ 파트너로 꼽힌다.
글로벌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CATL을 비롯해 중국 기업들의 경우, 정치적 갈등 상황 등을 고려하면 합작법인 설립에 부담감이 크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7월 EV 데이 2021 행사에서 배터리 관련 미래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테스 CEO는 2025년까지 전기차 개발과 양산에 300억 유로, 약 40조8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EV용 배터리와 관련해선 2025년까지 130GWh, 2030년까지 260GWh 이상의 공급체계를 구성한단 계획이다.
먼저 발표된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은 연 40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을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이다. 비용으로는 약 4조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SDI와의 협력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조 단위 이상으로 점쳐진다.
스텔란티스가 배터리 공급을 넘어 합작사 설립을, 그것도 한국기업과 복수로 추진하는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결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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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이 손잡은 스텔란티스는 다양한 브랜드, 다양한 차종에, 다양한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필요로 한다.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엥그룹이 지난 1월 합병 출범한 스텔란티스는 15개 브랜드를 산하에 거느리고 있다.
따라서 필요로 하는 배터리가 다양하고, 국내 기업들이 파우치형과 각형 등 각자의 강점을 갖고 있단 점을 감안하면 최적의 협력 파트너로 점쳐졌던 것이다.
더욱이 뒤늦게 깃발을 올린 스텔란티스는 이미 치고 나가는 타 기업에 비해 전기차 전환이 늦었다.
2025년까지 300억유로, 약 41조원을 투자해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뒤늦은 출발을 따라잡기 위함이다.
따라서 검증된 기업의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은 막중한 과제. EV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핵심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국내 배터리기업들에게도 합작사 설립은 투자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윈-윈 케이스다.
한편, 삼성SDI의 참전으로 국내 배터리 3사가 모두 미국 현지 생산설비를 갖추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 외에도 GM과 SK온은 포드와 합작사를 설립한 바 있다.
삼성SDI는 헝가리와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지만 미국 투자는 없었다.
[메가경제=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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