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주도 채권단 회의 일단 보류...실효성 확인 진행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수장들이 8일 이른 바 F4 회의를 열고 태영그룹의 자구안 이행에 일부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오는 11일로 예정된 태영건설 채권자 협의회를 앞두고 그간 태영의 자구안 이행에 의구심을 표명한 뒤 법정관리 가능성까지 거론된 상황에서 나온 F4 회의 결과여서 워크아웃 성사에 대한 일부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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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수장인 F4와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태영그룹의 자구안 이행에 일부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일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최상목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태영그룹 측이 4가지 자구계획에 대해 이행 약속을 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고 채권단은 이를 기초로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란 공식 반응이 나왔다.
다만 정부는 “태영 측이 구체적인 추가 자구안을 제시해 채권단의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고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로 제공하는 등 4가지 자구안을 내놨다.
그러나 정부와 채권단이 미흡한 자구안을 이유로 워크아웃 개시 대신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히면서 분위기는 급박하게 진행됐다. 당장 태영그룹은 이날 오전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890억원을 입금할 예정이다.
이 자금은 윤세영 창업 회장의 딸 윤재연 씨 지분을 매각한 300억에 티와이홀딩스 회사자금을 추가해 마련한 것으로 파악된다. 태영그룹은 또 지주사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활용한 유동성 공급안도 추가로 자구안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이는 티와이홀딩스 지분 매각이나 담보 제공시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며 자구안에 포함할 수 없다는 종전 입장에서 급선회한 것이다.
최 부총리가 주재한 이번 간담회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F4 이외에도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과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참석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원칙에 입각한 구조조정 추진의 기본 방침을 일관되게 견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채권단에는 태영그룹의 실효성 있는 자구노력 의지가 확인되는 경우 태영건설 워크아웃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언급했다.
당초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주요 금융지주 등 채권단은 이날 별도로 부동산 PF 점검 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일단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영그룹의 자구안 이행 내용과 추가 자구안이 마련되면 채권단 차원에서 워크아웃 개시 여부애 대해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태영건설 사태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금융시장 안정화와 건설업계 지원을 비롯한 긴급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85조원대에 달하는 시장안정 조치로 부족할 경우 충분한 수준으로 규모를 즉시 확대하는 등 상황별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수분양자 및 협력업체의 애로를 해소하고 사업장별 공사 현황과 자금조달 상황 등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일일점검체계도 가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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